28일 국내 증시는 1950선 하향 이탈에 따른 반발 매수 심리가 확산되며 반등 시도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증시를 짓눌러온 '3중고(실적·환율·수급)' 영향력이 여전해 반등폭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주 미국 증시는 애플의 실적 충격 속에 다른 기업의 실적 호조로 4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도 기업 실적 호조에 힘입어 상승세로 마감했다.

반면 한국 증시는 애플과 국내 자동차주의 실적 쇼크로 1950선을 내줬다. 외국인은 7개월 만에 5000억 원 넘는 매물을 내놨다. 대형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주가 급락하면서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 17.79포인트(0.91%) 내린 1946.69로 장을 마쳤다.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2.48% 하락한 것을 비롯해 현대차(-3.37%), 기아차(-4.88%) 등이 동반 급락했다. 전체 시가총액의 20%를 넘게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기아차가 동반 하락해 1950선을 하향 이탈했다.

김진영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가 내부적인 수급 불균형, 원화강세와 4분기 실적 불확실성 부담으로 글로벌 증시와 괴리된 채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주의 부진이 현실화된 점은 부담 요인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후반 현대차와 삼성전자의 실적발표를 통해서 4분기 동안 급격하게 진행됐던 원·달러 환율 하락 여파가 현실화됐고, 1분기 실적 둔화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단기 지지선인 1960~1970선을 하회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지수 수준에서 추가 하락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기술적 분석상 60일선(수급선)과 120일선(경기선)이 위치해 있는 1940~1950선에서 하방 경직성을 확보해 나갈 가능성이 높으며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도 현재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은 8.28배 수준으로 2011년 이후 지지력을 보여왔던 구간(PER 8.1배~8.2배)에 근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증시와 디커플링(탈동조화)이 더 이상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란 진단도 반등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의 차별적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코스피와 S&P500의 상대수익률은 2009년 3월 이후 최저치 수준으로 밴드 하단에 위치하고 있다" 며 "코스피지수의 반등과 S&P500의 상승 탄력 둔화 국면이 전개되면서 주요 글로벌 증시와의 디커플링 완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애플의 주가 하락 국면이 삼성전자의 상대적 강세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이어졌다. 지난 주말 애플은 전날 12%의 급락세를 보인 데 이어 이날도 2.36%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실적 우려에 주가 발목이 잡힌 애플은 엑손모빌에 시가 총액 1위 자리도 내줬다.

최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중장기적인 추세가 하락으로 전환된 가운데 삼성전자는 중장기 상승 추세가 유지되며 180만 원 이상의 상승 목표치 설정이 가능하다" 면서 "삼성전자의 애플 및 코스피지수 대비 상대적 강세는 갤럭시S4 출시 발표를 전후로 정점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