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 모르는 15인승 중고차 값,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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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인승 승합차의 중고차 가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출고된 지 10년이 넘어도 감가율은 여전히 50% 이상이다. 이른바 많은 인원 탑승이 필요한 학원 등에서 수요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생산 재개를 바라는 요구는 많지만 자동차회사는 여전히 소극적이어서 이 같은 현상은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28일 중고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이전 판매가 중단된 현대차 그레이스, 기아차 프레지오, 쌍용차 이스타나 등의 인기는 여전히 높다. 사교육 열풍을 타고 학원 창업이 늘면서 탑승인원이 최대 15명에 달하는 승합차 수요가 적지 않아서다. 구하려면 오히려 웃돈까지 줘야 한다는 말이 업계 내에서 나돌 정도다.
그렇다면 15인승 승합차는 왜 단종됐을까? 가장 큰 이유는 2004년부터 강화된 자동차안전기준이다. 당시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는 승합차의 충돌시험 등을 통해 보닛이 없는 전방조종자동차의 상해율이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 충돌 안전 기준을 높였다. 화물을 적재하는 1톤 소형 화물차 등과 달리 사람이 주로 탑승하는 승합차의 안전성을 높이자는 취지였다. 그 때를 기억하는 현대차 관계자는 "당시 정부에 보닛이 없는 전방조종석자동차의 안전 기준 적용 유예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내부적으로 기준 충족 후 판매를 검토한 결과 설계부터 다시 해야 할 만큼 개발비용 부담이 커서 결국 국내 판매는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국내 판매 물량은 해외 수출로 돌리며 생산은 일정 기간 유지했다"며 "당시 판매를 계속해 달라는 소비자 요구도 적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후 15인승 승합차의 판매 중단이 알려지면서 인기는 오히려 급증했다. 본격적인 물량 조절에 들어가기 전인 2002년만 해도 쌍용차 이스타나의 연간 판매량은 1만2,000대에 달했고, 현대차 그레이스도 1만5,000대 규모가 유지됐다. 기아차 프레지오의 인기도 지속됐다.
그러나 안전 기준 강화로 단종이 불가피해지면서 현대차는 그레이스 대신 스타렉스 판매에 주력했다. 기아차도 승용형 미니밴 카니발을 앞세워 개념 전환을 시도했고, 쌍용차도 이스타나 후속으로 체어맨 기반으로 만든 승용형 RV 로디우스를 내놨다.
그럼에도 15인승에 대한 요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사교육 열풍 등을 타고 각종 학원이 생겨나면서 15인승을 원하는 사업자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소비자들이 제조사 측에 15인승 개발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자동차회사 입장에선 시장성이 낮다는 점에서 기피 대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스타렉스를 15인승으로 늘려 달라는 요구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앞으로도 15인승 승합차는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 기아차나 쌍용차 또한 이미 승용형 미니밴으로 차종을 바꾼 상황이어서 15인승 개발은 쉽지 않다. 결과적으로 15인승 중고차 가격이 앞으로도 높게 형성될 수밖에 없는 배경인 셈이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학원 등은 계속 늘어나고, 15인승 승합차 수요는 늘 공급보다 높다"며 "올해 단종될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 등도 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15인승 수요가 끊이지 않자 지난해 중국 진베이자동차가 일본 토요타 하이아스의 중국 내 생산품을 국내로 들여오는 방안이 추진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어서 15인승 시장은 여전히 중고차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28일 중고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5년 이전 판매가 중단된 현대차 그레이스, 기아차 프레지오, 쌍용차 이스타나 등의 인기는 여전히 높다. 사교육 열풍을 타고 학원 창업이 늘면서 탑승인원이 최대 15명에 달하는 승합차 수요가 적지 않아서다. 구하려면 오히려 웃돈까지 줘야 한다는 말이 업계 내에서 나돌 정도다.
이후 15인승 승합차의 판매 중단이 알려지면서 인기는 오히려 급증했다. 본격적인 물량 조절에 들어가기 전인 2002년만 해도 쌍용차 이스타나의 연간 판매량은 1만2,000대에 달했고, 현대차 그레이스도 1만5,000대 규모가 유지됐다. 기아차 프레지오의 인기도 지속됐다.
그러나 안전 기준 강화로 단종이 불가피해지면서 현대차는 그레이스 대신 스타렉스 판매에 주력했다. 기아차도 승용형 미니밴 카니발을 앞세워 개념 전환을 시도했고, 쌍용차도 이스타나 후속으로 체어맨 기반으로 만든 승용형 RV 로디우스를 내놨다.
그럼에도 15인승에 대한 요구는 끊이지 않고 있다. 사교육 열풍 등을 타고 각종 학원이 생겨나면서 15인승을 원하는 사업자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소비자들이 제조사 측에 15인승 개발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자동차회사 입장에선 시장성이 낮다는 점에서 기피 대상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스타렉스를 15인승으로 늘려 달라는 요구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앞으로도 15인승 승합차는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 기아차나 쌍용차 또한 이미 승용형 미니밴으로 차종을 바꾼 상황이어서 15인승 개발은 쉽지 않다. 결과적으로 15인승 중고차 가격이 앞으로도 높게 형성될 수밖에 없는 배경인 셈이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학원 등은 계속 늘어나고, 15인승 승합차 수요는 늘 공급보다 높다"며 "올해 단종될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 등도 같은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15인승 수요가 끊이지 않자 지난해 중국 진베이자동차가 일본 토요타 하이아스의 중국 내 생산품을 국내로 들여오는 방안이 추진되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어서 15인승 시장은 여전히 중고차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