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처음으로 해외에 진출한 롯데 신라 등 주요 국내 면세점들이 올해는 괌과 싱가포르에서 두 번째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연간 3400만달러(약 372억원) 규모의 괌 국제공항 입찰 결과 발표와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향수·화장품, 주류·담배 등 굵직한 입찰공고가 모두 상반기로 예정돼 있어 DFS 등 해외업체와도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신라면세점은 싱가포르 창이공항 제3터미널에 보네가베네타 매장을 시작으로 첫 해외 면세점을 열었다고 28일 발표했다. 이곳은 제3터미널 출국·환승 라운지 2층에 자리잡은 26㎡ 규모 매장으로 핸드백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신라면세점은 이 공항에 오는 3월 프라다 매장을 123㎡ 규모로 열 계획이다.

차정호 호텔신라 면세유통사업부장은 “이번 입점으로 올해 치를 예정인 창이공항의 대규모 사업권 입찰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라면세점은 5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230㎡ 규모의 화장품 매장을 낼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1월 인도네시아 수카르노하타공항에 해외 1호 면세점인 900㎡ 규모의 화장품·패션 매장을 열었다. 이후 작년 5월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80㎡ 규모의 토산품 매장을 열었고, 11월에는 패션잡화 매장을 300㎡ 규모로 개장했다. 올해 5월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대규모(5000㎡) 첫 시내면세점을 열 계획이다.

괌 국제공항의 사업자 선정이 늦어지면서 롯데와 신라의 눈치 경쟁도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1위 면세사업자인 미국 DFS의 계약 만료 시점은 지난 20일이었지만 사업자 선정 발표가 연기되고 있다. 괌 국제공항 면세점은 연간 3400만달러(2011년 기준) 규모의 매출이 발생하는 곳으로, 10년 동안 장기 계약을 맺기 때문에 롯데 신라 모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롯데 신라뿐 아니라 DFS와 호주의 JR듀티프리까지 입찰에 뛰어들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