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초등학교 새 교과 과정 적용
학습내용 감소…난이도 하락
일상 소재로 배경지식 쌓아야
수학일기 써보는 것도 도움
오는 3월부터 초·중·고 교과과정에 창의력 계발을 핵심으로 하는 ‘2009 개정 교과교육과정’이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정부는 5년 주기로 해오던 교육과정 전면 개편을 1997년 7차 개정으로 마무리하고 이후부터 수시·부분 개편 작업을 하고 있다. 2007 개정 교육과정이 실제 교과서에 거의 적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변화는 약 10년 만에 일어나는 의미있는 변화다.
초등학교 1·2학년,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올해부터 새로운 교과서로 배우기 시작하며 고등학교 1학년은 영어만 새로운 교과서가 적용된다. 내년에는 초등 3·4학년, 중 2학년, 고 1학년 전체에, 2015년에는 초등 5·6학년, 중 3학년, 고 2학년으로 점차 확대된다.
개편된 초등 교육과정은 6년 과정을 △1~2학년군 △3~4학년군 △5~6학년군 등 세 그룹으로 구분하는 것이 큰 변화다. 또 초등 1·2학년 과목 수가 국어, 수학, 통합 등 세 과목으로 줄어들며 수업 시간도 단축된다.
특히 수학에서 ‘스토리텔링(서술형)’ 수업과 교과서의 도입은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관심 대상이다. 예컨대 개미의 생태를 관찰한 이야기를 읽은 후 개미의 종류와 하는 일, 개미집의 형태 등을 알아보고 이를 통해 분류의 개념, 양(量)의 측정, 추론 능력 등을 익히는 것이다.
또 개정 수학 교과서는 예년에 비해 학습 내용이 20% 정도 줄었으며, 불필요한 심화 과정이 사라지면서 난이도도 다소 낮아졌다. 문제 해결력, 추론, 의사소통 능력 등 수학적 과정을 강조하면서 학생들의 수학적 사고와 창의성을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특징 중 하나다.
서술형 문제는 답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탐구 과정을 설명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정답이 나오기까지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설득력 있게 표현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풀이가 불가능하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풀이 단계마다 논리적으로 서술해야 하는데, 여기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스스로 설명해보는 경험이 필요하다.
스토리텔링 수학에 대비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우선 토론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문제를 두고 깊이 생각해본 후 자신이 문제를 해결한 방법을 부모나 친구에게 설명하는 것이다. 생각과 토론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개념과 원리, 규칙성 등을 배우게 되고, 그 개념과 원리가 나오게 된 배경이나 과정에도 궁금증이 생기게 된다.
또 생활 속 수학거리를 찾아보고 수학으로 대화하는 ‘수학 대화’를 자주 하는 것도 수학적 사고력을 올리는 방법이다. 부모님과 함께 장을 보러 가서 계산하기, 아침에 마신 우유의 양을 계산해보기, 학교까지의 거리를 잴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창안해보기 등 생활 속 모든 상황이 수학대화의 소재가 될 수 있다.
교육 전문가들은 ‘수학일기’를 습관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한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정리하고 응용문제를 푸는 과정을 일기 형식으로 써보라는 조언이다. 사진이나 인터넷 자료, 관련 도서 등을 활용하면 흥미를 높이면서 배경 지식도 얻을 수 있다.
독서로 통합교과 정복하자
통합교과는 기존 초등학교 1~2학년이 배우던 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 등 세 과목을 하나로 묶은 과목이다. 도덕, 사회, 예체능 등을 합쳐 실생활과 밀착된 여덟 가지 대주제로 꾸려진 교과서로 학습하게 된다.
교과서 종류는 4계절에 맞춰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네 가지와 공간을 기준으로 학교와 나, 가족, 이웃, 우리나라 네 가지 등 총 8권이다. 월별로 교과서에 담기는 소주제가 달라진다. 1학년 봄 교과서의 4월 소주제는 봄맞이와 새싹, 2학년 봄 교과서의 4월은 봄 날씨와 생활, 봄 나들이가 소주제다.
통합교과가 도입되면 그동안 서로 다른 과목에 있던 개념들을 다른 과목에도 적용해 보는 통합적인 사고력이 필요하다. 조애희 웅진씽크빅 교육문화팀장은 “통합적인 사고를 키우려면 독서를 통해 다양한 배경 지식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비슷한 주제의 책을 여러 권 읽어보면서 깊고 넓게 지식을 축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학·예술·역사·철학·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 주제를 정하고 주제와의 연관성을 생각하면서 책을 읽는다. 예컨대 빛을 주제로 책을 읽을 때는 과학 책에서 빛의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고 미술 책에서 빛으로 그린 그림을 감상한 후 위인전기에서 에디슨에 대해 배우는 식이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