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4대강 사업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4대강은 MB정부의 '혁신' 사업…소모적 정쟁보다 '개선' 노력 절실
세계 선도할 '발전'의 계기 삼아야
김태진 < 수원대 교수·화학공학 tjkim@suwon.ac.kr >
세계 선도할 '발전'의 계기 삼아야
김태진 < 수원대 교수·화학공학 tjkim@suwon.ac.kr >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4년 독일 방문길에 독일의 부흥이 고속도로 건설에 있음을 깨닫고 귀국해서,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경부고속도로 건설이라는 ‘혁신’을 단행했다. 대한민국이란 몸체에 제대로 피가 흐르는 대동맥을 완성해 민족중흥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그후 역대정부는 경부고속도로를 확장하고, 호남·중부 등 전국적으로 고속도로를 건설함으로써 박 전 대통령의 혁신을 ‘개선(improvement)’한 셈이 됐다. 중국의 덩샤오핑은 이런 박정희 모델의 경제개발을 추진해 오늘의 중국을 이룩했다.
이명박 정부는 ‘강(물)종합관리시스템’인 4대강 사업이란 ‘혁신’을 추진했다. 한강, 금강, 영산강, 낙동강에 16개의 보(洑·물막이 둑)를 설치하고, 강 바닥을 파내 수위를 조절함으로써 홍수와 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힘을 쏟았다. 강 유역을 따라 새로운 국토발전 축을 마련하는 한편, 강변을 따라 전국을 잇는 자전거길을 만들어 국토를 체험하면서 종주할 수 있게 만들었다. 작년 여름 수차례에 걸친 태풍과 유례없는 가뭄을 피해 없이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4대강 사업의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일부에서 지적하는 보 내구성 부족, 수질 악화 등의 문제점들이 전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앞으로 ‘개선’하면서 완성도를 높여가야 할 일이다.
대규모 수몰을 수반하는 다목적댐 사업이 동강댐 논란 이후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21세기 인류의 최대 과제인 기후변화에 대비한 수자원 확보와 관리를 위해선 4대강처럼 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 외에 대안이 없다. 특히 한국은 동고서저(東高西低)의 지형 특성 및 200배(서유럽은 10여배)에 이르는 홍수기와 갈수기의 유량편차 탓에 자연하천 상태로는 기후변화에 대비한 수자원 확보 및 물환경 관리가 불가능하다. 더욱이 우리의 4대강은 아마존강처럼 태곳적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서 자연 그대로가 인류 유산인 그런 강도 아니지 않은가. 경제발전 과정에서 도로, 철도, 항만, 공항 등에 투자우선 순위에서 밀린 나머지 방치되고 오염돼 피폐한 상태가 아니던가.
우리는 칭찬에 인색하고 비판에는 능하다. 문제점만 놓고 소모적인 정쟁의 화두로 삼으려 하지 말고 생산적인 접근법으로 문제 그 자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어떤 ‘혁신’ 다음에는 반드시 ‘개선’이 뒤따라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한국은 물론 인류가 이렇게 해서 발전해왔다는 것이 역사적인 경험이요 교훈이다.
세종대왕이 혁신적으로 창제한 한글은 500년이나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다가 20세기 초 주시경 선생의 개선을 통해 비로소 세계적으로 칭송받는 글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4대강 사업 또한 현 정부의 ‘혁신’에서 시작해 앞으로 지속적인 ‘개선’ 과정을 거쳐야 한다. 과학적이고 실용적으로 개선해 발전시키는 것이 당연하다. 과거 고속도로를 그렇게 개선했고 고속철도는 지금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중이다. 4대강 사업도 앞으로 토목공학자, 환경공학자, 화학공학자, 생태학자, 지역발전 전문가 등이 머리를 맞대고 개선, 발전시켜 나아가야 한다. 한 예로, 금강 백제보 부근의 물고기 떼죽음 문제는 저류 및 방류 수질의 조건을 최적화해 용존산소농도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는 등 일련의 해결 방안을 검증하고, 적용·평가한 뒤 전체 보로 확산시키면 된다.
우리가 이 정도 개선 작업을 적절하게 해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200억달러 규모의 원자력발전소를 수주한 세계 여섯 번째 원전 수출국이 아닌가. 기술 중에서도 가장 까다롭다는 원전기술에 비하면 4대강 사업은 오히려 쉽다. 안전성 논란을 빚고 있는 보 시스템만 하더라도 지금보다 기술력이 훨씬 뒤처졌던 1980년대에 이미 서울 한강(잠실 신곡)에 설치해 멋진 한강을 가꾼 경험이 있지 않은가.
세종 시대의 장영실과 정조 시대의 정약용 같은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실용적이며 과학적인 지혜에다, 우리 시대에 이룩한 최신 응용 기술들을 접목한다면, ‘혁신’과 ‘개선’과 ‘발전’의 세계적인 선도국이 될 수 있다. 4대강 논란을 계기로 삼자.
김태진 < 수원대 교수·화학공학 tjkim@suwon.ac.kr >
이명박 정부는 ‘강(물)종합관리시스템’인 4대강 사업이란 ‘혁신’을 추진했다. 한강, 금강, 영산강, 낙동강에 16개의 보(洑·물막이 둑)를 설치하고, 강 바닥을 파내 수위를 조절함으로써 홍수와 가뭄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힘을 쏟았다. 강 유역을 따라 새로운 국토발전 축을 마련하는 한편, 강변을 따라 전국을 잇는 자전거길을 만들어 국토를 체험하면서 종주할 수 있게 만들었다. 작년 여름 수차례에 걸친 태풍과 유례없는 가뭄을 피해 없이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4대강 사업의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일부에서 지적하는 보 내구성 부족, 수질 악화 등의 문제점들이 전부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앞으로 ‘개선’하면서 완성도를 높여가야 할 일이다.
대규모 수몰을 수반하는 다목적댐 사업이 동강댐 논란 이후 사실상 불가능해진 상황에서 21세기 인류의 최대 과제인 기후변화에 대비한 수자원 확보와 관리를 위해선 4대강처럼 보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 외에 대안이 없다. 특히 한국은 동고서저(東高西低)의 지형 특성 및 200배(서유럽은 10여배)에 이르는 홍수기와 갈수기의 유량편차 탓에 자연하천 상태로는 기후변화에 대비한 수자원 확보 및 물환경 관리가 불가능하다. 더욱이 우리의 4대강은 아마존강처럼 태곳적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서 자연 그대로가 인류 유산인 그런 강도 아니지 않은가. 경제발전 과정에서 도로, 철도, 항만, 공항 등에 투자우선 순위에서 밀린 나머지 방치되고 오염돼 피폐한 상태가 아니던가.
우리는 칭찬에 인색하고 비판에는 능하다. 문제점만 놓고 소모적인 정쟁의 화두로 삼으려 하지 말고 생산적인 접근법으로 문제 그 자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어떤 ‘혁신’ 다음에는 반드시 ‘개선’이 뒤따라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한국은 물론 인류가 이렇게 해서 발전해왔다는 것이 역사적인 경험이요 교훈이다.
세종대왕이 혁신적으로 창제한 한글은 500년이나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다가 20세기 초 주시경 선생의 개선을 통해 비로소 세계적으로 칭송받는 글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4대강 사업 또한 현 정부의 ‘혁신’에서 시작해 앞으로 지속적인 ‘개선’ 과정을 거쳐야 한다. 과학적이고 실용적으로 개선해 발전시키는 것이 당연하다. 과거 고속도로를 그렇게 개선했고 고속철도는 지금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중이다. 4대강 사업도 앞으로 토목공학자, 환경공학자, 화학공학자, 생태학자, 지역발전 전문가 등이 머리를 맞대고 개선, 발전시켜 나아가야 한다. 한 예로, 금강 백제보 부근의 물고기 떼죽음 문제는 저류 및 방류 수질의 조건을 최적화해 용존산소농도를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는 등 일련의 해결 방안을 검증하고, 적용·평가한 뒤 전체 보로 확산시키면 된다.
우리가 이 정도 개선 작업을 적절하게 해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200억달러 규모의 원자력발전소를 수주한 세계 여섯 번째 원전 수출국이 아닌가. 기술 중에서도 가장 까다롭다는 원전기술에 비하면 4대강 사업은 오히려 쉽다. 안전성 논란을 빚고 있는 보 시스템만 하더라도 지금보다 기술력이 훨씬 뒤처졌던 1980년대에 이미 서울 한강(잠실 신곡)에 설치해 멋진 한강을 가꾼 경험이 있지 않은가.
세종 시대의 장영실과 정조 시대의 정약용 같은 선조들로부터 물려받은 실용적이며 과학적인 지혜에다, 우리 시대에 이룩한 최신 응용 기술들을 접목한다면, ‘혁신’과 ‘개선’과 ‘발전’의 세계적인 선도국이 될 수 있다. 4대강 논란을 계기로 삼자.
김태진 < 수원대 교수·화학공학 tjkim@suwon.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