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반포1차, 최고 38층으로…'박원순式 한강 재건축' 첫 선
서울 반포동 신반포1차아파트가 지난 29일 재건축을 위한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했다.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한강변 아파트가 건축심의를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신반포1차 재건축 계획안은 향후 한강변 재건축단지들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주택업계에서는 한강변 층고를 최저 5층까지 낮춰 뒤쪽 건물 조망권이 확보되도록 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건물 높이가 50층 안팎의 초고층보다 낮아짐에 따라 건물 밀집도가 높아져 자칫 ‘병풍 주거단지’로 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강 경관 훼손에 제동

신반포1차, 최고 38층으로…'박원순式 한강 재건축' 첫 선
건축심의를 통과한 안의 가장 큰 특징은 저·중·고층이 고루 섞인 스카이라인(건물 층수 배열)이다. 신반포1차 스카이라인은 가운데가 높고 가장자리로 갈수록 낮아지는 ‘텐트 모양’이다. 한강쪽에서 보면 5층(1층 필로티 포함)에서 시작해 점차 높아지다가 중간에서 38층으로 정점을 찍은 뒤 다시 낮아지는 모습이다.

서울시는 한강변 건축물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할 방침이지만 신반포1차는 3층을 더 높였다.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해 다양한 층수 배열을 한 것이다. 오세훈 전 시장 때는 최고 61층 높이의 초고층을 건립하는 방안이 추진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강쪽을 초고층으로 가로막으면 뒤쪽 건물들은 경관 확보가 안된다”고 말했다. 시는 다음달 경관보전을 핵심으로 한 ‘한강변 관리 기본방향’을 내놓을 예정이다.

올림픽대로 위에 육교형태를 만들어 주거단지와 한강변을 연결하는 것도 허용치 않았다. 대신 기존 연결통로(토끼굴)의 환경을 개선토록 했다. 인근 단지와 붙은 건물의 층수도 20층대로 낮춰 주변 단지의 일조권과 조망권을 보호했다.

○한강변 재건축 3만2천여가구 ‘긴장’

부동산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한강변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는 현재 41개 단지, 3만2788가구다. 신반포1차 재건축안이 공개되자 주요 단지들은 아파트가 촘촘히 들어서면서 동간 거리가 좁아지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

이명박 전 시장 시절 재건축한 옛 잠실주공의 경우 전체 면적에서 건물바닥면적(건폐율)은 13~15%, 용적률은 270~280%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닭장아파트’라는 비난을 받았다. 신반포1차의 경우 건폐율은 21.9%, 용적률은 299.8%다. 각 동이 더욱 촘촘하게 붙어 답답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중저층 배열을 늘린다고 해도 한강조망권 가구는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오 전 시장 때 추진한 초고층 재건축안과 비교해보면 한강조망 가구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해당 단지에는 악재가 될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강변 재건축 추진 단지들의 반응이 썰렁하다. 잠실주공5단지 추진위 관계자는 “지금 짜놓은 50층 재건축계획안을 밀어붙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반포1차 전용 73㎡형의 호가는 재건축 현실화에 대한 기대감으로 작년 말 14억1000만원에서 이번주 15억5000만원으로 뛰었지만 거래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조성근/이현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