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코스피지수는 이틀 연속 상승에 따른 부담과 미국 경기후퇴 우려 등에 따라 숨고르기 양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수급적 측면에서 기관의 매수 기조가 이어질 경우 1960선에 대한 하방 경직성은 확보될 것이란 진단이다.

3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에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4분기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해 전문가 예상치(1.1%)에 훨씬 못 미치는 -0.1%로 발표됐다. 미국이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것은 2007~2009년 리세션(경기후퇴)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지수는 전날 연기금이 '사자' 주체로 떠오르면서 이틀째 상승해 8.47포인트(0.43%) 오른 1964.43으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매도 우위를 보였지만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이 매수 기조를 보이며 지수를 이끌었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가 올 들어 처음으로 이틀 연속 반등해 이달 초부터 이어져왔던 약세 분위기에서 벗어나는 조짐"이라면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엿새째 이어지는 가운데 연기금 등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강화되며 수급 악화 우려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번주를 고비로 어닝시즌의 후반부로 진입하면서 실적 관련 불확실성 완화와 함께 단기 낙폭과대 종목들의 반등 시도에도 힘을 실어주는 여건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점도 증시엔 우호적이다.

김두언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재고조정이 마무리 된 제조업 부문과 아직은 미약하지만 완만한 상승 흐름이 예상되는 설비동향 등을 감안해 볼 때 향후 국내 산업경기의 완만한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며 "향후 국내 경기를 가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의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국내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여전히 기술적 반등의 성격을 지닌 구간인 만큼 추세적인 상승에 대한 기대는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외국인의 연속적인 매도세와 프로그램 매물 압력이 여전하고 이달 초 이후의 하락 추세대를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당분간은 기술적 반등을 노린 단기 트레이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