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글로벌 경기 후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예상 외의 결과라고 평가했지만 내용면에서는 오히려 개선된 부분이 많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임노중 아이엠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0.1%(전기비 연율)로 14분기만에 재차 마이너스성장률을 기록했다"면서 "이는 정부지출과 재고 감소와 순수출 효과 약화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개인소비지출과 설비, 주거용 건설투자는 증가해 내용면에서 오히려 개선됐다는 진단이다.

임 이코노미스트는 "부분적인 재정절벽이 부정적인 요인이지만 미국경제가 고용 회복을 통한 소비 증가의 선순환구조 복원 과정에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면서 "미국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되며 2013년 미국경제는 민간부문의 회복에 힘입어 2% 성장 전망이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김종수 NH농협증권 이코노미스트도 "미국 4분기 GDP가 예상과는 달리 감소하는 쇼크로 나타났다"면서 "완만한 자생력 회복이 지속되는 가운데 제조업 중심의 설비투자 증가와 주택시장 정상화 등으로 자본스톡이 확대될 것으로 보여 선순환 흐름이 점차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간 부문의 튼튼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국방비 영향이란 분석이다.

김효진 동부증권 이코노미스트도 "국방비 지출은 전기대비 22% 위축되며 성장률을 1.3%포인트 낮추는 역할을 했다"며 "국방비 지출은 연간 8000억달러로 정부지출의 26%, GDP의 5%를 차지하고 국방비 지출 감소에 따른 성장 위축은 일시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방비 감축이 포함되어 있는 자동세출축소(Sequester)의 합의 시한이 내달 말로 다가오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그는 "자동세출축소로 감축되는 금액은 연간 1200억 달러로 GDP의 0.8% 수준"이라며 "지난 1월 초 재정긴축안의 통과 과정을 감안할 때, 이번의 경우에도 막판 통과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최근 경기 회복세가 자동세출 축소의 부정적인 영향력을 상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