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들이 공급과다로 업황부진에 시달리던 육계주들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종계입식 수가 줄어들면서 올해 2분기부터 육계 가격이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곡물가격 하락과 원화강세로 원가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서다.

3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기관은 지난 18일 이후 전날까지 하림 주식 63만2243주를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주가도 14.76% 올랐다. 동우 마니커 등도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같은 상승세는 업황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 때문.

백재승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한국계육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5월부터 9월까지 종계 입식 수가 지속적으로 전년대비 하락세를 이어갔으며 육계 생산잠재력이 올해 4월부터 전년대비 하락세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2011년 하반기 이후 공급 과다현상에 따른 육계 가격 하락세가 올해 2분기부터는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2012년 9월 이후 지속되고 있는 곡물가 하락세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양계 사업 원가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사료 매입액인데 사료 생산에서 곡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어서 곡물가 하락이 업계의 원가 부담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

백 애널리스트는 "보통 매입된 곡물의 원가 반영 시기가 3~6개월 정도 후행한다는 점에서 하림의 매출원가율이 하반기부터 하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2분기 육계 가격 회복과 맞물려 하림의 실적이 턴어라운드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분기 육계 공급 감소에 따른 육계 가격 회복, 곡물가 하락에 따른 원가 부담 완화 등을 고려할 때 2012년 3분기 누적 도축두수 기준 점유율 19.7%로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하림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며 "2012년말 완료된 그룹 차원에서의 지분 정리로 향후 양계 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역량 집중이 기대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정부가 육용(원)종계 감축사업을 추진한다는 소식도 육계업계에 긍정적이다. 공급량이 추가로 줄어들어 육계 가격 회복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최근 농림수산식품부는 올해 병아리 생산잠재력 및 육계 사육 마리수의 증가로 닭고기 공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함에 따라 안정적인 수급 조절을 위해 육용(원)종계를 적정 수준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전체 사업물량은 종계 10~20%를 감축해 적정 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 측은 감축사업에 참여하지 않거나 세부 시행지침을 위반하는 농가 및 계열화사업자는 축산계열화 사업, 축사시설 현대화사업, 가축 및 계란 수송 특장 차량 지원사업 등에 대해 패널티를 부여하거나 지원에서 제외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