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형생활주택·원룸에 밀린 소형 아파트
아파트 분양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소형 아파트(전용면적 60㎡ 이하)의 비중이 점점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형생활주택·오피스텔 등 ‘원룸형 주택’ 공급이 늘어나며 경쟁관계에 있는 소형 아파트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어서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신규 아파트 공급물량 가운데 소형의 비중은 2010년 40.3%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2011년 26.9%, 작년에는 23.6%까지 낮아졌다. 대형 아파트(전용 85㎡ 초과)도 2007년에는 전체 아파트 분양의 37%까지 커졌다가 작년에는 11.3%로 줄었다.

반면 중형 아파트(전용 60~85㎡) 비중은 지난해 65.1%까지 치솟았다. 이는 부동산114가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지방권에서는 10가구 중 7가구(70.6%)가 중형으로 채워지고 있다.

이처럼 소형물량이 급감하고, 중형 공급이 증가하는 것은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등의 공급이 급증한 영향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소형 아파트는 다른 원룸형 상품과의 경쟁 심화로 분양 물량이 줄고 있다”며 “주택 시장 침체와 가구 구조 변화가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했다.

소형 주택 시장은 이미 공급과잉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예정된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3만742실로, 작년(1만3065실)의 2배 이상이다. 서울의 오피스텔 분양물량은 2010년 5089실, 2011년 1만775실, 2012년 1만4719실 등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도시형생활주택도 재작년에 인·허가를 받은 물량이 8만3859가구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는 최소 9만가구 안팎의 입주물량이 쏟아질 전망이다. 작년 인·허가 물량은 2011년보다 47.8% 많은 12만3494가구에 달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입주가 올해부터 본격화하는데다 미분양 물량도 많아 소형주택의 공급과잉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