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의 대표적 비관론자인 마크 파버(사진)가 각국 중앙은행들의 과도한 양적완화에 따른 부작용을 경고했다.

월간 투자레터인 ‘글룸 붐 앤드 둠(Gloom, Boom and Doom)’을 발행하는 파버는 31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출연, “각국 중앙은행의 과도한 양적완화가 채권시장의 붕괴를 가져오거나 증시의 거품을 유발한다”며 “금융시장이 중앙은행에 벌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버는 “돈을 찍어내면 경제의 모든 분야에 고르게 퍼지지 않는다”며 “5개월 전까지 채권시장으로 흘러갔던 자금이 지금은 증시로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금의 편중된 흐름이 채권시장을 취약하게 만들거나 증시를 거품으로 이끌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미국중앙은행(Fed)과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해 9월 이후 사실상 제한없는 자산 매입을 하고 있으며,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10% 이상 급등하는 등 증시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국채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가 올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파버는 특히 “많은 아시아 증시의 주가가 저점 대비 250%나 올랐다”며 “현재의 시장 상황이 주가가 낮았던 2009년 3월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맞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증시의 거품이 터지면 좋은 주식을 싼 가격에 살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