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 112배' 서울반도체 앞날은
서울반도체 주가가 주가수익비율(PER) 100배를 넘어서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중소형주가 단기 급등하면서 PER 100배를 넘기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코스닥 시총 4위 종목이 정보기술 (IT)업종이 주춤한 가운데 이 같은 약진을 보이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고평가됐다는 분석과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1일 코스닥시장에서 서울반도체는 전날보다 150원(0.55%) 오른 2만7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서울반도체의 시가총액은 1조5859억원으로 증가했다. 작년 순이익(141억원)의 11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서울반도체는 주로 TV, 모니터 등 IT 제품에 들어가는 백라이트유닛(BLU)용 발광다이오드(LED)를 만들었다. 하지만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지자 지난해 조명용 LED 비중을 40%대까지 끌어올렸다.

LED 조명 시장의 성장성만 보자면 서울반도체의 미래는 밝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높은 효율과 긴 수명 등으로 조명 시장에서 LED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1.9%에서 현재 5.5% 수준으로 높아졌다. 향후 3~4년 안에 20%까지 높아질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LED 조명 시대가 열리면 가장 큰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츠·아이엠·SK 등의 증권사가 최근 목표주가를 3만5000~3만8000원으로 높이고 ‘매수’ 추천 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LED 조명 시장 성장은 이미 수년 전부터 나온 내용이라 새로울 게 없고, 서울반도체 제품 경쟁력이 오슬람이나 필립스 등 경쟁사보다 뒤처져 시장 성장의 과실을 온전히 누리긴 힘들다는 주장도 나온다.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대형 고객사 없이 대리점과 유통망을 통한 판매만으론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폭발적 성장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