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대세반등 국면에 문의전화 몰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은 전국 최고의 아파트값을 자랑하는 곳 중의 하나다. 이곳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고점 시절 평당 4000만원 안팎을 보였다.

초고가 아파트 일대의 이 지역 중심은 단연 은마아파트다. 강남 재건축의 상징처럼 된 은마아파트는 주요 언론들의 강남 아파트 시세 보도시 ‘고정 헤드라인 제목’이 될 만큼 유명세를 타 왔다.

최근에도 은마는 심리적 최하한선인 6억원이 붕괴됐다는 뉴스가 도하 언론을 탔다.

하지만 현장 취재를 통해 확인한 결과 이 아파트는 경매물건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시세로 보기 어려웠다. 취재차 들른 부동산들은 일제히 언론의 보도태도를 비난하면서 취재협조를 거부할 정도였다.

이들은 은마의 추락이 끝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에 바빴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반등의 기운이 싹트기 시작해 이미 5000만원 가량 시세가 올라 7억5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인근 부동산들은 강남 재건축 아파트의 대세반등이라고 기대하고 있었지만 저점심리에 따른 일시적인 반등이라는 시각도 일부 있었다.

부동산들에 따르면 은마아파트가 오르면 그것을 시발로 인근의 ‘미도→선경→우성아파트’ 순으로 가격이 상승세를 탄다고 한다.

아직은 이 같은 큰 흐름은 확실하게 보이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은마의 상승세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들의 설명이다.

박근혜 새 정부에 대한 기대심리와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전국 아파트값을 움직이는 진앙지 같은 역할을 하는 강남구 대치동 일대 재건축 및 아파트들의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 부동산 뉴스의 헤드라인처럼 돼 버린 은마아파트가 있다. 이 아파트가 폭락을 거듭하던 끝에 심리적 하한선으로 여겨져 온 7억원(공급면적 102㎡ 기준)이 무너졌다는 소식에 오히려 반등의 기운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은마아파트 6억 이하 보도내용은 ‘경매물건’

31일 대치동 일대의 부동산중개업소들을 현장 취재한 결과 은마아파트 102㎡(31평형)가 7억5000만원에 매매거래가 성사 되는 등 가격이 저점을 찍고 반등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은마아파트 인근 다수의 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말 7억원1000∼2000만원을 유지하던 대치동 은마아파트 102㎡(31평형) 가격이 올해 초를 기점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최근 언론들이 한 부동산 정보업체 소스로 은마아파트 시세가 6억 이하로 주저앉았다는 내용의 보도를 한 것은 경매가였던 것으로 확인돼 일반적인 매매가로 볼 수 없었다.

아파트 인근의 부동산들은 이구동성 “6억원대 물건은 경매에 나온 것을 과장보도 한 것”이라며 “사실이 다른 내용을 언론들이 과장 보도하고 있다”고 불쾌해 했다.

이들은 이어 “신문을 보고 6억원대 매물에 대해 전화문의가 많이 오고 있지만 실제로 7억원 이하의 물건은 시장에 나오지도 않을뿐더러 물건 자체가 아예 없다”고 강조했다.

은마아파트 인근 H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 저조했던 매물에 대한 문의전화가 올해 들어 부쩍 늘었고 실제 매물 거래가 성사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 심리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인근 S부동산 역시 “올 들어 매매와 관련된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은마 시발 미도→선경→우성아파트 순 가격 상승

지난 2006년 은마아파트 31평 아파트 매매가는 11억6000만원에 달한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7억5000만원까지 하락했다.

이후 상승세와 하락세를 보이던 매매가는 지난해 말 7억1000∼2000만원이던 가격대가 최근 7억5000원을 회복했다.

H부동산 관계자는 “앞으로 언제까지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고 장담 할 수는 없지만 이미 새정부에 대한 기대감만으로도 충분히 부동산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은마아파트 인근 선경아파트나 우성아파트 역시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선경아파트 앞 W부동산 관계자는 “은마아파트와 선경아파트는 같은 31평이지만 학군차이로 인해 가격은 큰 폭으로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이 부동산에 따르면 31평 매매가는 은마아파트가 7억원대라면 선경아파트는 10억원대에 달해 3억원 정도가 비싸다.

이 관계는 “보통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은마를 시작으로 미도아파트, 선경아파트, 우성아파트 순으로 여파가 돌아오는데 아직 거기까지 확실하게 번진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우성·선경아파트 가격 은마 보다 훨씬 높아

은마아파트 대세반등 국면에 문의전화 몰려
선경 인근의 다른 J부동산 관계자는 “지난해 추석 이후 최악으로 내려간 가격이 최근 들어 조금씩 올라 로얄층(1∼3층과 맨위층 제외)은 9억8000만원에서 10억원대다. 다만 물건은 나와 있지만 거래는 좀처럼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매물을 파는 사람은 더 오르기를 기대하고, 사는 쪽은 내려가기를 원하고 있어 거래가 성사되지 못하고 있다. 급매만 겨우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D부동산 관계자 역시 “이곳 아파트들에 대해 은마아파트와 같은 가격대로 알고 찾는 매수자들이 많은데 실제로 우성이나 선경아파트 가격이 훨씬 높다”고 강조했다.

같은 대치동이지만 은마아파트와 우성·선경아파트는 비교대상이 아닌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우성·선경아파트는 대치초등학교와 대청중학교를 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규모면에서도 은마보다 훨씬 넓다는 것이 이들 부동산들의 설명이다.

D부동산 관계자는 “현재 매수자는 9억5000만원∼9억7000만원을 원하는 반면 매도자는 10억5000만원∼11억원까지도 원해 거의 1억원 이상이 차이가 나 거래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서도 거래가 이루어져 1월에만 10억대에서 4건이 성사됐다”면서 “이런 추세라면 더 오를 수 있는 지금이 아파트를 구입하는 적기로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