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러 번의 실패 끝에 나로호 발사가 성공했다. 한국이 세계 10대 우주강국으로 떠올랐다는 기사들 덕분에 많은 국민이 희망에 들떴다. 하지만 국내외 경제 상황은 여전히 불투명하고 부정적인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경제 환경이 어렵고 경쟁이 심해질수록 기업의 혁신적 사고와 마케팅 역량은 더욱 중요하다. 특히 지식정보화 시대에는 기업 규모보다는 얼마나 혁신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기업의 제품 및 서비스에 자연스럽게 반영될 수 있는 조직 구조가 있는지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판매는 제품 출시 이후부터 시작하지만 마케팅은 제품이 있기 전부터 시작된다”고 말한 필립 코틀러는 그의 저서 ‘마켓 3.0’에서 미래의 마케팅은 제품 중심 시대와 정보화기술 중심 시대를 지나 가치주도 시대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예측했다. 마켓 3.0 시대에서는 이익 창출이 목적이 아니다. 그는 기업의 존재 이유와 고객 가치를 명확하게 인식하고, 고객과의 소통과 공감을 통해 소비자의 고차원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기업이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한경마케팅대상을 수상한 기업들을 보면 위기의 순간에 기회가 오고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 이들 기업 모두가 국내외의 어려운 경제적 환경 속에서도 명확한 기업 철학과 비전을 바탕으로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업계 최고의 성과를 창출했기 때문이다. 또 기업의 목적을 단순히 이익 창출에 두기보다는 올바른 기업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가 가진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전향적 자세를 갖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상을 받은 기업 중에는 9년 연속 마케팅대상을 수상한 기업도 있고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기업도 있다. 이들 수상 기업의 공통적인 특징은 기업 규모와 역사의 차이에도 기존 제품 위주의 사고에서 벗어나 고객 지향 사고를 통해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충족시키고자 하는 본원적인 욕구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파악했다는 점이다.

또 소비자의 욕구를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리드하는 마케팅 선도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담당하고자 최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올해 수상자로 뽑힌 기업에 드리고 싶은 말은 이번 수상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노력해 다른 기업에 새로운 도전과 목표를 제시하는 신선한 자극제가 돼 달라는 것이다. 나아가 앞으로 국내외에 혁신적인 마케팅 활동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기를 당부한다. 수상한 모든 기업의 수고와 헌신에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김주호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