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영어(Crazy English)' 영어학습법으로 잘 알려진 중국의 유명 영어강사 리양(李陽)이 가정폭력 혐의로 이혼당했다.

중국 베이징 법원은 리양의 부인 킴 리가 낸 이혼청구 소송에서 가정폭력 사실이 인정된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4일 보도했다.

이번 판결로 부인 리는 약 20억5천만원의 재산 분할과 세 딸의 양육권, 정신적 트라우마에 대한 위자료 5만 위안(약 870만원)을 받게 됐다.

법원은 또 리양에게 부인 리에 대한 3개월 접근금지 명령을 내렸다.

미국인으로 지난 2003년 리양과 결혼한 부인 리는 2011년 리양에게 맞아 피멍이 든 얼굴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하고 이혼 소송을 냈다.

당시 부인 리의 사진과 폭력 피해 고백이 화제가 되면서 부인 리는 중국에서 '매 맞는 아내'의 상징이 됐고 가정 폭력에 반대하는 여론을 일으켰다.

리양은 당시 폭력 사실을 인정하고 부인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그는 TV에 출연해 "많은 중국 남성이 부인을 때린다"고 말해 가정 폭력 문제를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치부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승소 판결을 접한 부인 리는 취재진 앞에서 눈물을 흘리며 "내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은 '아내를 때리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인 리의 변호인은 이번 판결이 중국 내 가정폭력 사건 판결에서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리양은 큰 소리를 내면서 영어를 공부하는 독특한 '미친 영어' 학습법을 창안, 중국에서만 2천만 명의 수강생을 모으면서 백만장자가 됐다.

(서울연합뉴스) 박진형 기자 j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