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25전쟁 중 천막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학교를 지어준 미군 참전용사들이 60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다.

존 커티스 등 미국 40사단 참전용사 5명이 6일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한국을 찾아 6·25전쟁 중 40사단 장병들이 건립한 경기 가평고(당시 가이사 중학원) 졸업식에 참석한다고 국가보훈처가 5일 밝혔다. 방한단에는 미 40사단 현역 부사단장인 실비아 크로켓 준장이 동행한다. 이들은 7일 열리는 졸업식에 참석해 현역장병과 참전용사가 모은 장학금 1000달러를 전달할 예정이다.

미 40사단과 가평고의 인연은 1952년 시작됐다. 당시 가평에 주둔한 미 40사단장의 조지프 클레란드 장군은 포성이 울리는 전쟁터에서 천막을 치고 공부하는 150여명의 한국 학생들을 보고 부대로 돌아가 장병들에게 이 이야기를 전했다. 1만5000여명의 40사단 장병들은 2달러씩 돈을 냈고 공병부대는 학교 건물을 지었다.

당시 학교명을 사단장 이름으로 하자는 논의가 있었으나 클레란드 장군은 “처음 전사한 내 부하의 이름이 마땅하다”며 19세로 산화한 케네스 카이저 하사 이름으로 하게 된다. 주민들이 ‘카이저’를 ‘가이사’라고 불렀기 때문에 당시 ‘가이사 중학원’으로 이름 지었다. 학교 이름은 가이사중, 가이사고를 거쳐 현재의 가평고로 바뀌었다.

지금도 가평고 교정에는 ‘이 학교는 미 제40보병사단 장병들이 대한민국의 장래 지도자들에게 봉헌한 것입니다. 1952년 8월15일’이라고 새긴 표석이 있다. 클레란드 장군은 1975년 타계하면서 가평고에 연금의 일부를 장학금으로 기부하고 싶다고 유언했다. 이에 장군의 부인인 플로렌스 카돗 여사가 1976년 가평고를 찾아 그 뜻을 전했고, 이후 40사단 장병들이 장학금을 가평고에 전달하고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