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브로슈어는 사라질 것인가. 스마트폰 시대를 맞아 문자로 바로 전송하고 언제든 수정할 수 있는 소셜 브로슈어까지 나오면서 직접 마케팅(direct marketing)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카탈로그, 팸플릿을 포함한 브로슈어는 직접 마케팅 역사를 연 혁신적인 서비스였다. 1872년 미국의 몽고메리워드사가 처음 시작해 1893년 시어스로벅이 꽃피운 종이 브로슈어는 지난 100여년간 소비자에게 기업과 상품을 마케팅하는 최고의 수단으로 사랑받아 왔다.

종이 브로슈어가 위기를 맞은 것은 20세기 후반 인터넷 시대에 접어들면서. 제작이 간편하고 배달 비용이 들지 않는 e브로슈어가 나오면서였다. 전 세계 어디에서든 이메일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내려받을 수 있게 되면서 종이 브로슈어의 가치가 급락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e브로슈어는 종이 브로슈어를 밀어내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e브로슈어가 종이 브로슈어를 전자적으로 변환시키는 데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같은 것이면 한 번에 여러 장을 볼 수 있는 종이 브로슈어가 더 편하고 효과적이었다는 얘기다. 열어서 프린트를 하다 보니 고객에게는 비용 증가 요인이 되기도 했다. 두 번째는 e브로슈어를 열어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PC를 통해야 하는 장벽이 있었다는 점도 실패 요인이었다. 붙박이인 PC를 켜는 것 자체가 이전의 배달이나 거리 배포를 통해 고객의 손에 직접 갖다 주던 것에 비해 훨씬 불편했다.

그런데 최근 스마트 시대가 열리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종이 브로슈어를 대체할 정도의 소셜 브로슈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소셜 브로슈어란 회사 소개 팸플릿이나 영업 브로슈어 등 이제까지 종이로 만들던 것들을 디지털 매거진 형태로 제작한 것을 말한다. 인터넷에다 통신 시스템의 발달에 힘입어 고객이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소셜 브로슈어가 새로운 직접 마케팅의 총아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종이 브로슈어를 전자적으로 옮긴 것에 불과했던 디자인도 단말기 크기에 맞춰 새로운 양식으로 바꾸면서 전혀 새로운 메시지 전달체계를 이룬 것이 큰 힘이 됐다.

전문가들이 소셜 브로슈어를 종이를 대체할 정도의 영향력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적지 않다. 스마트폰 문자 기반 전달이 쉬워지면서 종이 브로슈어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전달력이 커진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국내만 보더라도 3000만명이 넘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있는 만큼 대량 문자 기반으로 발송되는 소셜 브로슈어의 발전 가능성을 짐작할 수 있다.또 회사가 직접 전파하지 않아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실려 확대 재전파된다는 점도 큰 특징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재전송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론적으로는 전 세계 수십억 인구가 같은 날 브로슈어를 볼 수 있는 환경이 열린 것이다.

일방적인 정보 전달이 아니라 고객과 상호작용(인터액션·interaction)할 수 있다는 점도 소셜 브로슈어만의 장점이다. 가격이 바뀌면 언제든 수정할 수 있고 각종 이벤트도 수시로 개최해 소셜 브로슈어상에서 응모를 받고 당첨자를 공지할 수 있다. 설문조사(poll) 기능도 있어 신상품이 나올 경우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까지 알아볼 수 있는 것도 가능해졌다.

세계적으로는 가구 카탈로그 앱을 제공하는 스냅숍 등이 소셜 브로슈어상에서 자신이 원하는 인테리어로 배치해 한 번에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국내에서도 소셜브레인K,인티그램 등 벤처기업들이 한 번 저작으로 모든 스마트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셜 브로슈어를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 본격적인 사업에 나서고 있다.

소셜 브로슈어가 만능은 아니다. 결국 기업에는 양질의 데이터베이스(DB) 확보가 여전히 중요한 과제다.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고객의 손에 원하는 정보를 주는 것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개인정보보호법 등으로 문자 송신을 기업 뜻대로 할 수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분명한 것은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기업이 늘어나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에 맞춰 통합 마케팅이 가능한 소셜 브로슈어를 점점 더 선호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종이 브로슈어의 아성을 소셜 브로슈어가 어느 정도 빠른 속도로 잠식할지 주목된다.

박예진 한경소셜매거진S 기자 yejin@socailbrai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