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동영상 공유사이트에 '장거리 로켓 은하 9호로 스페이스 셔틀 광명성 21호를 발사한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게재해 논란이 되고 있다.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인터넷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일 유튜브에 '은하 9호를 타고'라는 제목의 3분36초짜리 동영상을 올렸다.이 동영상은 주인공이 꿈속에서 '은하 9호' 로켓으로 발사한 스페이스 셔틀 '광명성 21호'를 타고 지구 주위를 도는 내용을 담고 있다.

초입부에는 우주와 지구의 아름다움을 묘사하지만 후반부에선 미국을 비꼬는 장면이 등장한다.

영상은 우주선이 지구를 돌다 "아메리카 어디선가 검은 연기도 보입니다. 아마 강권과 전횡 침략전쟁만을 일삼던 악의 소굴이 제가 지른 불에 타는 모양입니다"라는 자막과 함께 미국 본토가 성조기와 겹쳐 화염에 휩싸인 장면으로 넘어간다.

동영상 도입에는 일제 캐논 카메라가 나오고 마이클 잭슨 등 미국 유명 가수들이 1985년에 발표한 노래 '위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의 피아노 연주를 배경음악으로 하고 있다.

영상을 확인한 미국은 애써 무시하면서도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그것(북한의 동영상)을 봤다"며 "여기서 그것에 대해 얘기함으로써 마치 중요한 일인 것처럼 만드는 짓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하원 군사위 산하 전략군 소위원회 마이클 터너 위원장은 "꿈같이 몽롱한 상태에서 깨어나서 북한의 협박이 현실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밝혔다고 미 의회 전문지 더 힐이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우스꽝스러운 동영상이지만 그 속에는 지난해 12월 미사일 실험 관련한 우리나라와 미국의 제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권오정 인턴기자 koj899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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