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건전성과 책임성을 높이려면 국세 20조원가량을 지방세로 돌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영희 한국지방세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6일 서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새 정부의 재정분권 강화를 위한 정책세미나’에서 “현재 20%에 불과한 지방세 비중을 30% 이상으로 높여 국세 대(對) 지방세 비율을 최소 7 대 3 이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는 전국시도지사협의회,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등 지방 4대 협의체와 한국지방재정학회, 한국지방세연구원 공동 주최로 열렸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세입배분은 8 대 2인 반면 세출배분은 4 대 6으로, 세입과 세출 간 괴리가 매우 큰 구조”라고 지적했다. 2011년 기준 국세 징수액은 192조4000억원, 지방세는 52조3000억원이 걷혔다. 전체 세수에서 지방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21.4% 수준이다. 2006년 23.0%에서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이 연구위원의 주장처럼 현재 20% 수준인 지방세 비중을 30%까지 확대하기 위해선 국세 20조원가량을 지방세로 전환시켜야 한다.

국고보조사업의 경우 지난해 중앙정부가 전체 예산 중 60.9%, 지자체가 39.1%를 부담했다. 지자체 부담비율은 2006년 29.9% 대비 10%포인트가량 증가했다. 무상보육 등 지방비 부담을 수반하는 사회복지 관련 국고보조사업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는 게 이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손희준 청주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자체가 과세자주권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전재원만 급속히 증가해 지방자치 근간을 훼손할 정도”라며 “재정분권의 기본방향은 지방재정의 자율성 확대에 따른 책임성 확보”라고 강조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