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누가 4대 금융지주사의 사외이사로 선임될지 금융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 수가 많은 데다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만큼 교체 폭을 두고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80% 교체대상

KB·우리·신한·하나 등 4대 금융지주사의 사외이사 34명 중 28명이 교체 대상이다. KB금융 8명, 신한금융 9명, 우리금융 6명, 하나금융 5명으로 예년보다 많다.

금융당국이 2010년 마련한 ‘은행 등 사외이사에 관한 모범규준’에 따르면 사외이사의 최초 임기는 2년 이내로 하되 연속해서 5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계는 5년 임기를 채운 이들 외에 누가 교체될지를 두고 설왕설래하고 있다. 관례상 사외이사들은 2년의 최소 임기를 채운 이후에도 연임에 계속 성공해 5년 임기를 채우는 사례가 많았다. 현재 금융지주 사외이사들 중 5년 임기를 채운 사람은 △KB금융의 함상문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장 △우리금융의 신희택 서울대 법대 교수, 방민준 전 뉴데일리 부사장 △하나금융의 유병택 한국품질재단 이사장, 김경섭 전북발전연구원장, 이구택 포스코 고문 등 6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교체폭이 예상보다 클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서는 만큼 금융당국의 입김이 직간접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외이사 추천부탁도 이어져

임기가 끝나는 사외이사가 많은 만큼 각계각층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금융지주사들은 현재 사외이사추천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는데 이들 사추위가 갖고 있는 사외이사 후보군에 들어가기 위한 각종 추천과 부탁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 금융지주사 사외이사는 기본 연봉 4000만~5000만원에 거마비까지 합치면 연간 수입이 8000만원에 육박한다. 또 금융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자리여서 각종 법무법인과 컨설팅 회사의 고문 혹은 임원직을 맡을 수 있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 한 금융지주 사추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외이사는 “통상 이사회 내 평가보상위원회가 갖고 있는 리스트에서 사외이사를 추천하도록 돼 있지만 최근 들어 전화받기가 무서울 정도로 여러 사람이 사외이사 후보에라도 들어가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사외이사들이 외부 감시 없이 자체적으로 후보를 추천하는 현 시스템에서는 친분 있는 사람을 먼저 챙기는 등의 폐해가 있다는 비판도 있다. 금융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사회가 열리는 내내 얼굴을 맞대고 있던 사외이사들끼리 사추위를 구성해 서로 뽑고 뽑아주는 투표를 하다보니 사실상 5년 임기를 보장받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사외이사의 성과를 측정하는 시스템이 전혀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신영/장창민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