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현미경으로 억대 고가 현미경 효과… 해외 저명지 발표

군 복무 중인 KAIST 학생의 아이디어가 초고해상도 광학현미경 효과를 얻는 기술로 개발됐다. 일반 현미경으로 수억 원을 호가하는 고급 영상을 얻을 수 있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현재 군 복무 중인 KAIST 화학과 4학년 조상연 씨(23·사진). 7일 KAIST에 따르면 조 씨가 제1저자인 논문이 해외 저명지 '네이처'에서 발행하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 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아직 학부생 신분인 조 씨는 세계 3대 저널(네이처·사이언스·셀)에 벌써 두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KAIST는 "조 씨가 지난해 2월 군 입대 전 세계적 학술지인 '셀' 자매지에 논문을 게재한 바 있다" 고 귀띔했다.

조 씨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이번 연구는 값싸게 초고해상도 광학영상을 얻는 혁신적 기술로 이어졌다. 연구팀은 특정한 조건을 만족하는 분자들이 서로 가까이 왔을 때 빛에너지가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전달되는 '형광 공명에너지 전이(FRET) 현상' 을 활용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조 씨는 "늦은 밤 연구실에서 실험하고 기숙사로 돌아오다가 자동센서 가로등을 보고 FRET 현상을 떠올렸다" 고 말했다.

기존 광학현미경은 지름 250나노미터 크기 정도까지만 관찰할 수 있다. 세포의 형태만 관찰 가능한 정도. 반면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로는 지름 30나노미터 크기의 물체가 관찰이 가능하다. 세포의 자세한 구조와 바이러스, 단백질의 존재 유무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이 기술을 활용하면 수십만 원대의 현미경으로도 국내에 몇 대 없는 수억원 대 초고해상도 현미경 수준으로 관찰할 수 있다. 논문 교신저자로 참여한 박용근 교수는 "비싸고 복잡한 초고해상도 현미경을 구입할 필요 없이 기존 광학현미경으로도 누구나 쉽게 초고해상도 영상을 볼 수 있다" 고 설명했다. 즉시 상용화도 가능해 각종 연구에 폭넓게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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