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고교동창 맞수, 중국서 '영토확장'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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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동창이자 롯데그룹 내 ‘맞수’로 알려진 두 최고경영자(CEO)가 경쟁적으로 영업망을 확장하고 있다. 정부 규제와 소비 부진으로 유통업계가 전반적으로 침체된 가운데 두 CEO의 적극적인 해외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마트·슈퍼 해외 진출 경쟁
노 사장과 소 사장의 주요 경쟁무대는 해외시장이다. 국내에서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영업제한과 출점 규제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해외시장 개척에 집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노 사장이 이끄는 롯데마트는 올 들어 중국에 3개의 신규 점포를 열었다. 지난달 17일 안후이(安徽)성 허페이카이파취점을 시작으로 푸링점과 민항점을 잇달아 개설했다. 롯데마트의 중국 내 점포는 105개로 국내(102개)보다 많아졌다. 롯데마트는 중국 내 점포를 연말까지 120개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소 사장도 해외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롯데슈퍼는 지난해 9월 국내 SSM으로는 처음으로 중국 베이징에 안치아오점을 열었다. 지난해 12월 2개, 올 1월 1개 점포를 신설한 데 이어 연내 중국 점포망을 5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정기인사에서 나란히 유임
소 사장은 롯데가 다음달 1호점을 개설할 예정인 헬스·뷰티용품 전문점 사업을 총괄한다.
노 사장과 소 사장의 오랜 인연도 새삼 관심이다. 두 CEO는 대구고 동기로 사학 라이벌인 연세대(노 사장)와 고려대(소 사장)를 졸업했다. 롯데쇼핑 입사는 소 사장(1977년)이 노 사장(1979년)보다 2년 앞섰다. 소 사장은 2009년, 노 사장은 2010년 각각 사장으로 승진했다. 두 CEO는 지난 4일 단행된 롯데그룹 정기 인사에서 나란히 유임됐다.
유통산업이 침체된 가운데 두 CEO가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서는 배경에는 오랜 인연에서 비롯된 라이벌 의식도 작용하고 있다는 업계의 시각도 있다. 하지만 롯데 측은 롯데마트와 롯데슈퍼가 추진 중인 영업망 확장은 그룹 차원의 전략 아래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통업이 성장 한계에 부닥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해외시장 개척과 신종 업태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