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으로 열린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김진태 대검찰청 차장(61·사법연수원 14기), 채동욱 서울고등검찰청장(54·14기), 소병철 대구고등검찰청장(55·15기)이 검찰총장 최종 후보군으로 선정됐다.

법무부는 7일 오후 2시 정부과천청사에서 비공개로 열린 후보추천위 회의에서 대상자 9명을 심사한 결과 이들 3명을 검찰총장 후보자로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했다고 발표했다. 법무부 장관은 이들 중 1명을 총장 후보자로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고, 대통령은 국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최종 임명한다. 제청 시기는 미정이다.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 차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한보그룹 비리 사건, 김대중 전 대통령 차남 홍업씨 소환조사 등 굵직한 사건들을 많이 수사해 특별수사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경남 사천 출신으로, 한상대 전 검찰총장 사퇴로 어수선해진 검찰 조직을 단기간에 추스른 점을 평가받고 있다.

서울 출신의 채 고검장 역시 대형 수사 경험이 풍부한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굿모닝시티 분양 비리 사건, 론스타 사건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소 고검장은 주미 법무협력관과 법무부 검찰1과장·기획조정실장을 거쳐 대검 형사부장과 마약·조직범죄부장을 지내는 등 판단력과 기획력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호남(전남 순천) 출신으로 탕평 인사에도 적합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후보자 가운데 재산이 가장 많은 사람은 김 차장이다. 공직자윤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공직자 재산공개 당시 김 차장은 23억3200만원을 신고했다. 본인 소유 서울 압구정동 아파트가 16억1600만원이었고 땅은 배우자 것까지 합해 1억5500만원 상당이 있었다.

채 고검장은 같은 시기의 재산 공개에서 11억1900만원을 신고했다. 채 고검장은 현재 서울 일원동에 본인 소유 아파트가 있으나 3억2500만원에 세를 줬고, 4억5000만원의 전세보증금을 내고 인근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소 고검장은 지난해 3월 재산공개에서 18억8200만원을 신고했는데 본인 소유 서울 잠실동 아파트 14억800만원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검찰총장 자리는 작년 12월3일 검찰 내부 비리 등으로 한 전 총장이 퇴임한 이후 두 달여간 공석인 상태다.

이날 회의는 당연직 4명, 비당연직 4명 등 총 8명의 위원이 참석해 비공개로 진행됐다. 규정상 당연직 위원 5명 등 총 9명이 참석해야 하지만 당연직 위원인 한국법학교수회장이 현재 직무집행 정지 상태로 참석하지 못했다.

추천위는 이날 오후 4시30분께 회의가 끝난 뒤 “심사 대상자들의 인성과 자질은 물론 병역 재산 등에 대해 엄격히 검증했다”며 “심도 있는 논의를 거친 뒤 표결을 통해 최종 3인을 추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참석한 위원들이 후보 명단과 자료를 회의 개최 이틀 전에야 받아본 것으로 알려져 추천위가 사실상 거수기 역할만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