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서 매도에 나선 것은 환율 급락에 따른 전술적 움직임입니다.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한국 증시가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돼 매수세가 다시 유입될 것으로 봅니다.”

타이 후이 JP모간자산운용 아시아 수석 스트래티지스트(투자전략가)는 7일 인터뷰에서 “환율은 한국 기업 실적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인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후이 수석이 낙관적 전망을 내놓은 논거는 중국 경제의 회복 가능성이다. 그는 “민간 소비가 늘어나고 기업들의 투자가 회복되면서 중국 경제가 되살아나고 있다”며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이 수석은 “환율 리스크를 극복할 수 있는 한국 기업들의 체질 개선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몇 년간 정보기술(IT) 기기, 석유화학, 철강 등 여러 산업에서 가격외적인 경쟁력이 크게 향상됐다는 것이다. 그는 “엔 약세 속도가 둔화되면 더욱 비가격 경쟁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증시에 대해선 “엔 약세로 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주가가 오르고 있지만 아베 신조 정권이 계속 유지될지 불확실하다”며 “양적완화 정책의 효과도 제한될 수밖에 없어 상승세는 둔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후이 수석은 채권시장과 관련, 금리가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미국 등 각국 정부의 저금리 정책이 2~3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채권 등 안전자산에서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대거 이동하는 ‘대전환(great rotation)’이 발생할 가능성도 “몇 년간은 거의 없다”고 했다. 다만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가능성은 높다”고 후이 수석은 말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