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다. 새 정부에 거는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경제가 어렵다 보니 새 정부에 대한 바람도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또한 선거기간 동안 ‘민생’을 수시로 강조했다. ‘민생’이란 곧 국민 생활을 좋게 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전달되지 못해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늘어나는 가계 부채 때문에 내수가 침체돼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됐다. 성장의 과실이 골고루 분배되고 가계 부채 부담을 덜어 내수를 살리는 일이 시급하다.

내수 부양의 첫걸음은 부동산 시장 활성화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야 주택 거래가 활발해지고, 내수가 살며 가계 부채 압력도 줄어든다. 이명박 정부는 나름대로 부동산 시장 회복을 위해 규제 완화를 실시했지만, 정작 핵심적인 내용은 아직 그대로다. 분양가상한제와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금융규제가 대표적이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작년 말로 종료된 주택 취득세 감면안이 6개월 연장되고 분양가상한제 폐지도 논의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규제를 한두 개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게 아니다. 부동산 시장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게 해줘야 한다.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규제를 풀어 시장 원리대로 움직이게 해야 한다.

정부는 규제를 풀면 집값이 오를 것을 걱정하지만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는 상황에선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 금융규제완화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 기획재정부 등은 DTI나 LTV를 완화하면 가계 부채 문제가 더 악화할 것으로 우려한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이 정상화되면 집값이 회복돼 가계 부채 문제도 일정 부분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

시세보다 저렴한 보금자리주택 정책도 손질이 필요하다. 전셋값이 폭등한 것 등은 상당 부분 보금자리주택 정책이 낳은 부작용이다. 새 정부는 공약대로 보금자리주택을 폐지하거나 존속하더라도 임대 등 공공부문에 주력해 민간부문을 위축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박 당선인은 중산층을 되살리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중산층 회복을 위해서는 주택 시장 회복이 선행돼야 한다. 주택부문만큼 낙수 효과가 큰 산업은 없다. 새 정부가 주택 시장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아 성장의 온기가 아랫목까지 퍼지기를 기대한다.

박성래 < 동익건설ㆍ회장대한주택건설협회 서울시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