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는 인터넷 전자상거래가 활기를 띠면서 택배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고객 1인당 택배이용 횟수가 지난 1년6개월 전보다 약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1인당 택배이용 횟수가 지난 1년6개월 전보다 약 4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택배를 이용하는 20대~50대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최근 ‘택배서비스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 1인당 이용 횟수가 한 달 평균 10.1상자에 달했다. 이는 월평균 7.3상자로 집계된 2011년 8월 조사 때보다 38.3% 증가한 것이다.

대한상의는 전자상거래 활성화와 대형 유통업체의 온라인 판매 강화 등으로 향후 소비자들의 택배이용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택배시장은 커지고 소비자 이용은 증가하고 있지만 택배업체는 인력난과 택배 단가 하락 등 이중고에 허덕이고 있다.

택배기사의 장시간 근무에도 한달 수입이 평균 200만원 안팎에 불과해 한 달이내에 그만두는 택배기사가 상당수다. 또 택배물량이 급증했는데도 택배 평균단가는 3500원에서 2460원으로 30% 떨어졌다.

이로 인해 이용고객 4명중 1명은 택배 배송지연 등 피해를 입었다고 답해 택배서비스 개선책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용 소비자 4명중 1명은 피해=택배이용객이 늘면서 소비자 4명중 1명이상은 택배로 인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 조사에서 택배이용자의 74.4%는 피해가 없다고 답한 반면 25.6%는 택배를 이용하면서 피해를 봤다고 응답했다.

주 피해 유형은 배송지연 36.7%, 물품 파손·부패 35.9%, 분실·오배송 21.1% 등이었다. 이밖에도 택배료 과다 요구 3.1%, 크기 초과 및 특이 물품에 대한 택배접수 거부 2.3%, 기타 0.9%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택배 배송속도가 소비자의 만족도를 좌우하는 기준으로 파악됐다.

택배서비스 만족도와 관련 대다수 응답자는 만족한다(94.4%)고 답했다. 이유로는 빠른 배송 47.6%, 배송추적 등 편리한 서비스 25.0%, 안전한 배송 20.8%, 친절한 배송서비스 4.1%, 분실·파손 발생시 신속한 처리 2.5% 등을 차례로 들었다.

향후 택배서비스 만족도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배송속도 및 정확도가 42.9%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배송상태 16.6%, 파손·분실 발생 시 처리태도 13.8%, 수·배송 택배기사의 친절도 11.4% 등이었다. 가격 7.6%, 콜센터 업무처리 5.8%, 다양한 서비스 제공여부 1.9% 순이었다.

김경종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택배시장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택배단가가 10년 새 30%이상 하락해 중소 택배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출혈경쟁, 택배 증차 문제, 배송기사 교육 및 처우개선 등을 해결하고, 업체간 요율경쟁에서 서비스 경쟁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소비자들이 택배를 받는 이유로는 인터넷 쇼핑(66.7%), 지인·가족 물품 수취(15.9%), 업무서류 및 물품 수신(14.5%),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 구입 후 배송(2.9%) 등이었다. 보내는 이유로는 지인·가족 물품 배송(38.8%), 업무서류 및 물품 배송(34.8%), 반품·교환(26.4%) 등으로 조사됐다.

택배를 이용해 가장 많이 주고 받은 물품은 의류와 화장품(27.4%)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도서·서류(24.6%), 전자기기 등 생활용품(22.2%), 농수산품(20.8%), 기타(5.0%) 순으로 배송물량이 많았다.

택배회사를 선택하는 주요 기준으로는 과거 이용경험(38.5%)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브랜드 이미지(19.9%), 가격(19.2%), 주변 평판 및 이용 후기(9.3%), 배송추적 등 서비스 편의 수준(9.2%), 지방배송과 레저택배 등 특화된 서비스(3.9%) 등을 차례로 꼽았다.


◇택배비 하락과 인력난 봉착한 업체=택배시장은 커지고 소비자 이용은 증가하고 있지만 택배업체는 인력난과 택배 단가 하락 등 이중고에 허덕이고 있다.

업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하루 18시간 근무하는 택배기사가 버는 월수입은 평균 200만원 안팎으로 전해졌다. 또 업체에서 한 상자당 받는 700원으로 택배기사는 유류비와 주차비 등 각종 비용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실질 수입은 이보다 적다. 이처럼 일이 힘든 반면 수입은 낮아 한 달내에 그만두는 택배기사가 9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택배 물량이 급증하는데도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택배업체는 택배 단가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택배 물량은 2000년 2억5000만 상자에서 지난해 14억6000만 상자로 4.8배 늘었지만 같은 기간 택배 평균단가는 3500원에서 2460원으로 30% 하락했다.

택배 단가가 떨어졌고, 유류비 등 각종 고정비용은 올라 한계에 다다랐다는 게 택배업체의 하소연이다.

업계는 당일배송, 익일배송 등 좀 더 나은 서비스는 물론 정상적인 서비스를 위해서도 부족한 택배기사 인력이 확충돼야 하며 택배업 종사자들의 생계유지를 위해 택배단가가 지금보다 500원은 최소한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