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은 8일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성역 없는 검증을 예고했다. 일단 재산이 단기간 급증한 것과 외아들 우준씨가 허리 디스크를 이유로 병역이 면제된 경위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과거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장 경력에 따른 ‘회전문 인사’ 논란과 정 후보자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약속했던 책임총리에 적합한지 여부 등을 놓고도 여야 간 공방이 예상된다.

정 후보자가 2011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으로 재직할 때 제출한 재산 공개 목록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경남 김해시 삼정동 648의 12 466.30㎡(1억9071만원) △서울 서초구 반포동 엠브이아파트 129.93㎡(6억2800만원) △예금 9억여원 △골프회원권(태광컨트리클럽) 1억6900만원 △자동차 2009년식 그랜저(3429만원) 등 총 19억1180만원을 신고했다.

2006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퇴직신고 재산(아들 재산 제외) 10억9300여만원에서 4년여 만에 8억원 넘게 늘어난 셈이다. 예금 3억9000만원, 1억6900만원 상당의 골프장 회원권이 재산 증가 요인이다. 정 후보자가 법무법인 로고스 고문으로 일하던 시기와 일치한다.

병역 문제와 관련해 정 후보자 본인은 육군병장으로 만기 전역했으나 아들 우준씨는 디스크로 서울대 박사 과정 중 병역을 면제받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총리실 등에 따르면 우준씨는 1997년 첫 신체검사 당시 1급 현역 판정을 받았으나 4년 후인 2001년 재검을 받아 디스크 판정과 함께 5급 제2국민역으로 병역 면제 처분을 받았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아들이 대학원에 진학해 연구실에서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허리가 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총리실도 “강남성모병원과 서울대병원 등에서 진료를 받았고 기록도 남아 있다”며 “디스크 수술을 받았는지, 받았다면 어느 병원에서 받았는지 진료기록을 확인 후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준씨가 면제 판정을 받은 2001년은 사상 최대 병역 비리로 불리는 ‘박노항 원사 사건’이 터져 병역 비리가 큰 사회문제로 대두된 때다.

이에 대해 국무총리실 인사청문회 준비팀은 “정 후보자 아들의 디스크 진료 기록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재산에 대해서도 원천징수 자료 등을 토대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 취임까지 20일도 채 남지 않아 청문회 일정도 촉박한 편이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국회는 ‘인사청문특위에 인사청문요청서 회부→회부된 날로부터 15일 안에 청문회 진행→청문회가 끝난 다음날부터 3일 안에 인사청문보고서를 국회의장에게 제출→본회의 상정→의결’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하지만 박 당선인이 검증을 아무리 철저히 했어도 예상치 못한 걸림돌을 만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민주당 등 야당이 검증 공세를 또다시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공직후보자추천위원장을 맡겼던 인사를 총리로 지명한 것은 ‘회전문 인사’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총선 때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장으로 활동할 당시의 일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호기/김주완/허란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