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8일 오전 7시7분

국내 최대 면사업체인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일신방직의 주요주주인 일신문화재단이 일신방직 주식 9만6000주(4%)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했다. 일신문화재단이 ‘성실공익법인’에서 제외돼 지분을 줄였을 것으로 해석된다.

8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일신문화재단은 일신방직 주식 9만6000주를 주당 8만1500원에 블록딜로 지난 5일 처분했다. 일신문화재단 지분은 종전 9%에서 5%로 줄었다. 일신문화재단 이사장은 김영호 일신방직 회장과 인척 관계인 석세일 인제의대 상계백병원 척추센터소장이 맡고 있다.

일신방직 관계자는 “재단이 소유하고 있는 지분 중 일정량이 앞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 이번에 처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일신문화재단이 성실공익법인에서 제외돼 불가피하게 지분을 팔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기업집단 계열 공익재단은 계열사 기업 지분 5% 이상을 소유하지 못하게 돼 있다. 지배주주가 상속세를 회피할 목적으로 공익재단에 지분을 넘긴 뒤 우호세력으로 이사진을 편성해 기업 지배력을 유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다만 ‘성실공익법인’으로 지정되면 계열사 기업 지분을 10%까지 가질 수 있다. 외부감사를 잘 받고 법인 소득의 80% 이상을 공익 목적에 사용하며 이사진 가운데 특수관계인 비율을 20% 이내로 제한하는 경우 등이다.

일부에서는 경영권 승계 작업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현재 일신방직의 1대주주는 김 회장(20.63%)이다. 조카인 김정수 사장과 김민수 상무가 각각 5.51%와 3.5%를 갖고 있다. 이들과 재단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치면 51.27%다. 증권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경영권을 승계할 경우 김 사장이 유력한 대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회장이 독신이라 자녀가 없기 때문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