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 여파로 지난해 국세가 2조8000억원 덜 걷힌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 집행 확대 등으로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합쳐 예산을 쓰고 남은 ‘가욋돈’인 세계잉여금은 사상 처음 적자로 돌아섰다. 곳간이 빈 채로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된 셈이다.

8일 기획재정부의 ‘2012 회계연도 세입·세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걷어들인 총 세입은 282조4000억원으로 예산에서 3000억원 모자랐다. 이 가운데 국세 수입은 예산 대비 2조8000억원(1.3%) 부족한 203조원에 그쳤다.

국세 수입이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2004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민간소비가 부진해 부가가치세가 1조1000억원 덜 걷혔고, 수입액이 줄어들면서 관세에서도 1조8000억원 구멍이 났다.

정부가 쓴 총 세출은 274조8000억원으로 예산(288조2000억원)의 95.4%를 집행했다. 총 세입에서 총 세출을 뺀 결산상 잉여금은 7조6093억원이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세출 7조7577억원이 올 회계연도로 넘어오면서 1484억원의 세계잉여금 적자가 발생했다. 정부가 지난해 걷은 돈에서 이미 쓴 것과 올해 써야 할 것을 빼면 여윳돈이 아예 없다는 얘기다.

이태성 재정부 재정관리국장은 “경기 회복을 위해 재정 집행을 충실히 한 데다 농특세 징수액 등이 감소하면서 이월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농특세 등 특별회계를 제외한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은 8533억원이었다. 여기서 교부세와 교부금 정산, 공적자금 상환, 채무 상환 등을 다 하고 나면 3257억원이 남는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