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기점으로 올해 1분기의 절반 가까이가 지나갔다. 올 들어 한국 증시는 글로벌 증시에서 소외당하는 모습을 보이며 투자자들의 마음을 태웠다.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화 약세는 현대차, 기아차, 삼성전자 등 한국 증시 ‘대장주’들의 주가를 흔들었다.

주요 기업 상당수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를 밑돌면서 실적 시즌 분위기 또한 밝지 못했다. 뱅가드 펀드의 벤치마크 변경 등 영향으로 외국인은 올 들어 한국 주식을 1조8000억원가량 내다팔았다. 2013.74로 출발했던 코스피지수는 현재 1900 중반대에서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달 말까지는 뚜렷한 방향성 없이 박스권에서 오르내리는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당분간 증시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한 특별한 계기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3월부터는 그동안 소외받았던 한국 증시가 글로벌 증시를 ‘따라가는’ 차원에서라도 상승세를 탈 확률이 높다고 전망한다. 글로벌 증시와의 탈동조화(디커플링) 현상이 1분기 내내 이어지기 어렵고, 엔화 약세 속도 역시 이전처럼 가속화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 초기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들은 설 연휴 이후 주목할 업종으로 중국 수혜주와 내수주, 정보기술(IT) 부품, 헬스케어, 금융주 등을 꼽았다. 기업들의 올 1분기 실적 전망에 대한 눈높이가 낮아지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이 기대되는 업종들이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