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비우량 기업에 회사채 시장은 여전히 문턱이 높다.

대형 증권사는 신용등급이 낮은 회사채 발행 업무를 맡기조차 꺼리고 있다. 웅진 사태 이후 회사채 판매의 큰 축인 리테일(소매) 부문도 위축됐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강화된 사채관리 업무도 비우량 기업에는 부담이 되고 있다.

침체된 주택 경기와 부진한 실적에서 벗어나지 못한 건설사는 회사채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유하고 있는 현금으로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를 갚는 건설사도 늘었다. 한라건설 한신공영 두산건설 등이 대표적이다.

동부그룹 계열사는 공장 등을 담보로 제공해 담보부사채를 발행하고 나섰다. 동양그룹처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 매각에 나서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이 작년 사업보고서가 제출되는 다음달 중순 이후 대대적인 등급 하향 조정을 예고하고 있어 조달 환경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은행 대출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은행들은 건전성 관리 강화 등으로 인해 보수적으로 대출을 집행하고 있다. 한 증권사 신용분석 연구원은 “우량 기업이 아니면 간접금융시장에도 의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