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16)가 유러피언레이디스투어 ISPS 한다 뉴질랜드여자오픈에서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다.

리디아 고는 10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클리어워터GC(파72·6227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 2위 에밀리 루이스(미국)를 1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아마추어 신분인 리디아 고가 상금을 받을 수 없어 우승상금 4만7943뉴질랜드달러(약 4380만원)는 루이스가 가져갔다.

리디아 고는 지난해 1월 호주여자프로골프 뉴사우스웨일스오픈, 8월 미국 LPGA투어 캐나디언오픈에 이어 프로 무대에서 세 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1997년 4월24일생으로 유럽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을 경신했다. 15세8개월17일인 리디아 고는 2006년 양희영이 ANZ레이디스마스터스에서 세운 최연소(16세6개월8일) 우승 기록을 10개월가량 앞당겼다.

리디아 고는 지난해 캐나디언여자오픈에서 만 15세4개월2일의 나이로 우승하며 알렉시스 톰슨이 갖고 있던 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도 새롭게 작성한 바 있다. 아마추어 여자 선수가 유럽 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1984년 질리안 스튜어트, 양희영에 이어 세 번째다.

공동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돌입한 리디아 고는 이날 전반과 후반에 2타씩 줄이며 시종일관 흔들림 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바로 앞 조에서 플레이하던 에밀리는 17번홀까지 7타를 줄여 리디아 고와 동타를 기록했으나 마지막 18번홀에서 3퍼트로 보기를 범하며 무릎을 꿇었다. 2009년 창설된 이 대회에서 뉴질랜드 선수가 우승한 것은 처음이다.

리디아 고는 12개의 프로대회에서 우승 3회, 준우승 2회의 성적을 냈다. 우승 직후 울음을 터뜨린 그는 “캐나디언오픈에서 우승할 때도 울지 않았는데 왜 눈물이 났는지 모르겠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편이지만 내셔널 타이틀이라 그런지 다른 대회보다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주 열리는 미 LPGA투어 시즌 개막전인 호주여자오픈에 출전한다.

2라운드까지 리디아 고와 공동 선두를 달린 배선우는 합계 7언더파로 단독 4위에 그쳤다. 이번 대회에는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 32명 등 총 144명이 출전했으며 안젤라 스탠퍼드(미국),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 소피 구스타프손(스웨덴) 등 정상급 선수들은 모두 커트탈락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