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家)의 ‘4조원대 상속 분쟁’에서 패소한 이맹희 씨 측이 항소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남 이맹희 씨 측은 삼남 이건희 삼성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 소송에서 항소하지 않을 경우 득실을 따지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항소를 하려면 1심 판결이 난 지난 1일부터 2주 이내인 오는 15일까지 해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2심에서 뒤집을 가능성이 적고 인지대(법원에 내야 할 수수료) 등 소송 비용에도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다. 이맹희 씨 측은 1심 인지대로 128억원을 냈다. 항소해 2심을 진행하려면 1.5배인 192억원을 다음달 15일까지 내야 한다. 대법원의 3심까지 가면 256억원을 더 내야 한다. 인지대만 576억원을 낼 수도 있다. 여기에 이 회장 측 변호사 비용도 물어야 한다. 1심에서 이긴 삼성 측은 6명의 변호사 비용으로 200억원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사흘의 시간이 남아 있어 이맹희 씨 측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이번 소송은 법률적 승소 여부를 떠나 감정적인 부분도 얽혀 있는 만큼 어떤 결론이 나올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맹희 씨 측의 CJ그룹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