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요동…봄 이사철 '전세대란'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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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세가율 10년 만에 55% 넘어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대란’ 경고음이 잇따라 울리고 있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에 전세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예년에 비해 주택 공급 물량이 줄고 전세 재계약도 이사철인 2~3월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11일 부동산정보 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설 연휴 전부터 수요 증가와 매물 부족으로 서울 강남을 비롯해 수도권 전세가격은 연초보다 2000만~5000만원 급등했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101㎡는 3억원 이하 전세 매물이 사라지고 3억2000만~3억5000만원을 줘야 겨우 구할 수 있다. 매매 거래는 안 되고 전세만 찾는 수요가 늘어 물량이 부족하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연초 5억5000만원이던 서울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 전셋값은 최근 5억9000만원으로 뛰었다.
분당과 용인 등 수도권 전셋값도 초강세다. 연초 5억원이던 분당 정자동 파크뷰 전용 109㎡ 전세가격은 최근 5억2000만원으로 뛰었다. 정자동 바우공인 관계자는 “학군 수요와 신혼부부 등 대기 수요가 많은 데다 대부분 기존 세입자가 재계약에 나서는 바람에 전셋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값은 내리는데 전셋값은 지속적으로 올라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도 급상승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서울의 전세가율은 55%로 2002년 12월(55.5%) 이후 10년여 만에 55%대에 재진입했다. 5대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의 전세가율도 70.1%로 처음 70%를 넘었다. 광주의 전세가율은 78.0%에 달하고 경북(75.2%) 대구(74.6%) 울산(72.8%) 순으로 전셋값 비중이 높았다.
재계약 몰린 수도권 전셋값…올 2000만~5000만원 올라
전셋값 강세와 매매가 약세 영향으로 아파트 값 총액(시가총액)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달 말 전국의 아파트 값 총액은 1914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2250억원 줄어든 반면 전국 전셋값 총액은 1203조원으로 3조2800억원 늘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설 이후 전세 시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보통 봄 이사철에 신혼부부와 계절적 이동 전세 수요가 몰리는 데다 전·월세 재계약도 집중되기 때문이다. 서울의 월별 전·월세 재계약 물량은 1월 8만8384건에서 이달 12만935건으로 크게 늘고 3월 14만1587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4월(12만887건)이 지나야 줄어든다.
입주 물량이 감소하는 것도 전세난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3월부터 5월까지 입주 예정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줄어든 2만7730가구이다. 같은 기간 서울의 신규 입주 아파트도 3547가구로 지난해(4385가구)보다 19.1%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수도권 입주 물량이 10만가구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지만 올해는 8만여 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미분양 증가로 건설사들이 신규 아파트 분양을 꺼려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상황이다.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리얼투데이 양지영 팀장은 “4~5월까지 지속되던 봄 이사철이 학군 수요 등으로 2~3월로 당겨지는 추세여서 다음달까지 단기 전세 수요가 급증하고 전셋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전세난이 단기간에 그치고 ‘전세 대란’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도시형 생활주택, 오피스텔 등 소형 주거시설이 지난해 이후 대거 입주에 들어가면서 1~2인가구 전세 수요를 흡수할 것이란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원룸 등 다양한 주거시설이 공급된 데다 그동안 전셋값이 단기 급등했기 때문에 전세 대란까지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셋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매매시장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금 규모를 확대하고 처음 주택 구입자의 취득세 면제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얘기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세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부가 양도세 한시적 감면 등 매매 수요를 진작시키는 부동산 종합대책을 서둘러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수/김동현 기자 true@hankyung.com
11일 부동산정보 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설 연휴 전부터 수요 증가와 매물 부족으로 서울 강남을 비롯해 수도권 전세가격은 연초보다 2000만~5000만원 급등했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101㎡는 3억원 이하 전세 매물이 사라지고 3억2000만~3억5000만원을 줘야 겨우 구할 수 있다. 매매 거래는 안 되고 전세만 찾는 수요가 늘어 물량이 부족하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연초 5억5000만원이던 서울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 전셋값은 최근 5억9000만원으로 뛰었다.
분당과 용인 등 수도권 전셋값도 초강세다. 연초 5억원이던 분당 정자동 파크뷰 전용 109㎡ 전세가격은 최근 5억2000만원으로 뛰었다. 정자동 바우공인 관계자는 “학군 수요와 신혼부부 등 대기 수요가 많은 데다 대부분 기존 세입자가 재계약에 나서는 바람에 전셋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집값은 내리는데 전셋값은 지속적으로 올라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도 급상승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서울의 전세가율은 55%로 2002년 12월(55.5%) 이후 10년여 만에 55%대에 재진입했다. 5대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의 전세가율도 70.1%로 처음 70%를 넘었다. 광주의 전세가율은 78.0%에 달하고 경북(75.2%) 대구(74.6%) 울산(72.8%) 순으로 전셋값 비중이 높았다.
재계약 몰린 수도권 전셋값…올 2000만~5000만원 올라
전셋값 강세와 매매가 약세 영향으로 아파트 값 총액(시가총액)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달 말 전국의 아파트 값 총액은 1914조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조2250억원 줄어든 반면 전국 전셋값 총액은 1203조원으로 3조2800억원 늘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설 이후 전세 시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보통 봄 이사철에 신혼부부와 계절적 이동 전세 수요가 몰리는 데다 전·월세 재계약도 집중되기 때문이다. 서울의 월별 전·월세 재계약 물량은 1월 8만8384건에서 이달 12만935건으로 크게 늘고 3월 14만1587건으로 정점을 찍은 뒤 4월(12만887건)이 지나야 줄어든다.
입주 물량이 감소하는 것도 전세난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3월부터 5월까지 입주 예정 물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줄어든 2만7730가구이다. 같은 기간 서울의 신규 입주 아파트도 3547가구로 지난해(4385가구)보다 19.1%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수도권 입주 물량이 10만가구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었지만 올해는 8만여 가구에 그칠 전망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미분양 증가로 건설사들이 신규 아파트 분양을 꺼려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상황이다.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리얼투데이 양지영 팀장은 “4~5월까지 지속되던 봄 이사철이 학군 수요 등으로 2~3월로 당겨지는 추세여서 다음달까지 단기 전세 수요가 급증하고 전셋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전세난이 단기간에 그치고 ‘전세 대란’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도시형 생활주택, 오피스텔 등 소형 주거시설이 지난해 이후 대거 입주에 들어가면서 1~2인가구 전세 수요를 흡수할 것이란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원룸 등 다양한 주거시설이 공급된 데다 그동안 전셋값이 단기 급등했기 때문에 전세 대란까지 확대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셋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매매시장 활성화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금 규모를 확대하고 처음 주택 구입자의 취득세 면제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얘기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세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부가 양도세 한시적 감면 등 매매 수요를 진작시키는 부동산 종합대책을 서둘러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수/김동현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