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株, 엔화 약세 두렵지 않아"…日전자기업, 환율 수혜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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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보기술(IT)주들의 상승 랠리가 마무리되면 경쟁업체인 한국 IT업체들에 외국인 매수세가 들어올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지만 일본 IT주들의 실제 실적 개선세는 미미하다는 판단이다.
12일 증시 전문가들은 제품 경쟁력이 우수한 삼성전자, LG전자 등 세트업체를 중심으로 대응할 것을 권했다.
지난해 11월 엔·달러 환율이 상승(엔화 약세)세로 전환하면서 일본 니케이지수는 IT 등 수출주를 중심으로 빠르게 올랐다. 엔·달러가 최근 3개월간 79엔에서 93엔대로 17.4%(전날 종가 기준) 뛰자 닛케이지수는 28.5% 급등했다. 일본 대표 IT업체인 샤프는 122%, 소니, 파나소닉은 각각 87%, 92% 상승했다.
그러나 엔화 약세에 따른 일본 IT주들의 실적 개선 효과는 크지 않았다.
소니의 지난해 10~12월 연결 영업이익은 464억2900만엔으로 전분기 대비 53.4% 증가했지만 순손실이 107억63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을 이끈 것도 전자사업이 아닌 영화와 금융사업부였다.
파나소닉은 10~12월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29%, 도시바는 49%, TDK는 54% 감소했다. 샤프는 영업이익이 26억6400만엔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4분기의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하락했다.
송명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외부문을 제외하면 엔화 약세가 일본 IT기업들의 주요 사업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박현 동양증권 연구원도 "일본 기업들의 달러화 노출은 의외로 크지 않다"며 "엔·달러 환율이 100엔까지 오른 뒤, 연중 이 수준이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실적은 대폭 호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0년간 엔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일본기업들은 달러 수출 비중을 줄이고 달러 수익 비중을 늘려왔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본 주요 IT기업들의 엔·달러 환율 민감도는 한국 IT기업들의 절반 정도"라며 "엔달러 환율이 10% 상승할 때 영업이익률은 업체별로 1~2%포인트 주당순자산가치(BPS)는 2~9% 개선되는데 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일본 기업들의 제품 구성, 약화된 브랜드 파워도 한계로 지적됐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니의 대표적인 제품은 디지털카메라, 캠코더, 휴대용게임기, 노트북PC 등이 스마트기기로 대체되고 있는 품목"이라며 "소니의 현재 제품군으로는 엔화가 약세를 보인다고 해도 매출 증가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컨슈머 제품은 브랜드 파워가 결정적인데, 일본 가전기업들의 브랜드 파워는 시장점유율 만회를 위해 구사했던 저가정책으로 결정타를 맞았다"며 "엔화 약세가 단기적으로 가격 결정력을 높여주겠지만 장기적으로 일본 가전 브랜드를 저가 브랜드로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성장성이 높은 한국 IT기업에 외인 매수세가 재차 들어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일본 부품업체들은 주요 고객사 내에서 시장 지배력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국내 IT주 중에서는 세트업체를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조언이다.
박 연구원은 "수익성의 한계로 일본 IT기업들의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개선은 10% 내외에 그칠 전망"이라며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이익 성장세가 유효한 한국 IT종목에 외인 매수세가 재차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 LG전자, 삼성전기를 최선호주로 꼽았다.
송 연구원도 "한국 IT기업의 주가는 앞으로 미국 수요의 개선, 원화 강세 둔화, 국내 IT 업황의 회복에 따라 점차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엔화 약세 영향에서 가장 자유롭고 스마트기기 경쟁력이 높은 삼성전자, 주가 매력이 높은 LG전자, 1분기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평가되는 SK하이닉스를 최선호주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
12일 증시 전문가들은 제품 경쟁력이 우수한 삼성전자, LG전자 등 세트업체를 중심으로 대응할 것을 권했다.
그러나 엔화 약세에 따른 일본 IT주들의 실적 개선 효과는 크지 않았다.
소니의 지난해 10~12월 연결 영업이익은 464억2900만엔으로 전분기 대비 53.4% 증가했지만 순손실이 107억6300만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을 이끈 것도 전자사업이 아닌 영화와 금융사업부였다.
송명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외부문을 제외하면 엔화 약세가 일본 IT기업들의 주요 사업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박현 동양증권 연구원도 "일본 기업들의 달러화 노출은 의외로 크지 않다"며 "엔·달러 환율이 100엔까지 오른 뒤, 연중 이 수준이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실적은 대폭 호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20년간 엔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일본기업들은 달러 수출 비중을 줄이고 달러 수익 비중을 늘려왔다는 설명이다.
일본 기업들의 제품 구성, 약화된 브랜드 파워도 한계로 지적됐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니의 대표적인 제품은 디지털카메라, 캠코더, 휴대용게임기, 노트북PC 등이 스마트기기로 대체되고 있는 품목"이라며 "소니의 현재 제품군으로는 엔화가 약세를 보인다고 해도 매출 증가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성장성이 높은 한국 IT기업에 외인 매수세가 재차 들어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일본 부품업체들은 주요 고객사 내에서 시장 지배력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국내 IT주 중에서는 세트업체를 중심으로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조언이다.
박 연구원은 "수익성의 한계로 일본 IT기업들의 추가적인 밸류에이션 개선은 10% 내외에 그칠 전망"이라며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이익 성장세가 유효한 한국 IT종목에 외인 매수세가 재차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전자, LG전자, 삼성전기를 최선호주로 꼽았다.
송 연구원도 "한국 IT기업의 주가는 앞으로 미국 수요의 개선, 원화 강세 둔화, 국내 IT 업황의 회복에 따라 점차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엔화 약세 영향에서 가장 자유롭고 스마트기기 경쟁력이 높은 삼성전자, 주가 매력이 높은 LG전자, 1분기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평가되는 SK하이닉스를 최선호주로 추천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