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3차 핵실험에도 불구하고 주식과 환율 등 국내 금융시장은 큰 동요 없이 차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당국은 핵실험 소식 직후 비상 점검회의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12일 오후 2시8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40포인트(0.17%) 떨어진 1947.48을 기록중이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모멘텀 없이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북한의 핵실험 소식에 장중 낙폭을 소폭 키우기는 했으나 다시 보합권으로 복귀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승우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핵실험 가능성은 이미 충분히 예견됐으며, 북한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시장의 발목을 오래 잡았던 사례가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역시 제한적인 영향으로 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외국인이 699억원, 개인이 288억원 순매수를 이어가는 중이다. 기관은 1084억원 매도우위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혼조세다. 삼성전자, 현대차, 삼성전자우, LG화학이 오르고 있고, 포스코, 현대모비스, 삼성생명, 한국전력, 신한지주는 약세다.

코스닥지수도 장중 출렁였으나 낙폭을 대부분 만회해 보합권을 기록중이다. 현재 0.36포인트(0.07%) 내린 55044.63을 나타내고 있다.

환율 역시 북핵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소폭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10원(0.19%) 내린 1093.60원을 나타내고 있다.

주요 아시아 증시가 춘절 연휴로 대부분 휴장한 가운데, 일본 증시 역시 북한 핵실험 이슈에 큰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 평균 주가지수는 현재 전날보다 238.18포인트(2.14%) 오른 1만1391.34로 2%대 급등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금융당국은 북한의 핵실험 소식이 알려진 직후 비상 점검회의를 열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 오후 1시30분 최수현 수석부원장 주재로 비상금융상황대응회의를 열어 북핵 실험 가능성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과 대응방향 등을 점검했다. 금감원은 국외사무소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대내외 반응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도 북한의 핵실험 관련 비상 시장점검회의를 개최했다. 거래소는 금융시장 상황을 긴급 점검하고, 국내외 증시동향 및 각국 반응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한 필요시 '시장운영 비상대책반'을 즉시 가동해 시장 안정화조치 시행 등 시장운영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도 이날 오후 2시30분 추경호 부위원장 주재로 비상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연다. 금융당국은 북한의 핵실험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논의하고 이미 마련된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따른 대응책을 살펴볼 계획이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57분53초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에서 규모 5.1의 인공지진이 감지된 가운데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실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