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정시, 최초 등록률 서울대 떨어지고 연고대 상승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서울대, 변별력 높은 수능에 의대 등으로 이탈
연고대, 서울대 인원축소·전형변화에 영향받아
올해 대입 정시모집에서 서울대는 최초 등록률이 떨어지고 연세대와 고려대는 올라갔다. 변별력 높은 이번 수능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끼친 결과다.
서울대는 12일 정시 1차 추가 합격자를 발표했다. 서울대에 합격한 수험생들의 최초 등록률은 89.78%. 지난해(94.09%)에 비해 하락했다.
정시 '나'군 서울대에 합격했지만 다른 대학으로 이탈한 수험생은 대부분 자연계열에서 나왔다. 추가 합격자는 자유전공학부(자연계) 8명, 간호대학에서 7명이 발생했다. 화학생물공학부, 건설환경공학부도 5명씩 추가 모집했다.
지난해 이탈자 6명이 나왔던 전기공학부는 올해도 5명이 미등록했다. 농경제사회학부 등 농업생명과학대 역시 지난해 9명에서 올해 11명으로 최초 미등록자가 늘어났다. 이들은 '가'군의 연세대·고려대 최상위 학과나 '다'군 의대·치의대·한의대 계열에 등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도 등록률 100%를 기록한 인문계열(1·2 분할모집)은 올해 통합해 선발하면서 2명의 이탈자가 발생했다. 사범계열도 전년 등록률 100%였지만 올해는 사회교육계열에서 1명이 미등록했다. 사회과학계열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최초 합격자 2명이 이탈했다.
반면 연세대는 최초 합격자 등록률이 지난해 63.79%에서 71.96%로 높아졌다. △생활디자인학과(33.33%→100%) △심리학과(28.57%→81.82%) △의예과(20.83%→66.67%) △물리학과(15%→56.52%) 등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24명을 뽑는 의예과는 지난해 미등록 인원이 19명이었지만 올해는 8명으로 크게 줄었다. 서울대가 올해 '인성면접' 을 처음 실시한 탓에 고득점 수험생의 중복합격이 축소된 영향이 컸다. 따라서 서울대로 빠져나가는 최상위 수험생 숫자도 적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서울대 등에 중복 지원한 최상위 수험생이 많은 경영대학은 89명 모집에 25명밖에 등록하지 않아 모집단위 가운데 최저치를 기록했다.
고려대의 최초 합격 등록률도 2012학년도 74%에서 올해 83.35%로 올랐다. 1차 추가합격 인원은 202명으로 지난해보다 170명이나 줄었다.
전년도 이탈 인원이 많았던 중위권 학과들 위주로 최초 등록률이 상승했다. 어려운 수능으로 인한 최상위권 변별력 확보,서울대 모집인원 축소가 원인으로 꼽힌다. 학과별로는 국제학부(42.86%→83.33%)와 교육학과(68.42%→100%)의 최초 등록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특히 '우선선발' 을 수리·외국어·과학탐구영역으로만 전형한 고려대 자연계열 합격자의 경우 언어영역 성적까지 보는 비슷한 수준의 타 대학으로 옮기는 게 쉽지 않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최초 등록률이 50%대에 그쳤던 식품자원경제학과(55.56%)와 산업경영공학과(53.85%)는 최초 등록률 100%를 기록했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지난해보다 수능이 어려워져 변별력이 높아진 게 연쇄 반응을 일으켰다" 며 "서울대 최초 등록률 하락은 다른 대학 의대 등 최상위 학과로의 이탈이 많아졌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서울대 변수' 에 영향을 받았다. 김 소장은 "수험생들은 선발인원을 대폭 축소한 서울대 문이 좁아진 점과 올해 자연계 전형방법을 변경한 데 부담을 느꼈을 것" 이라며 "이런 수험생들이 연·고대로 방향을 틀면서 이들 대학의 최초 등록률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