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87·사진)이 늙어가는 고통을 토로했다. 1959년 쿠바 혁명에서 시작해 지난 반세기 쿠바를 이끌었던 카스트로 전 의장이 건강문제를 놓고 개인적인 고충을 드러내기는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국회의원 선거 투표소에서 현지 언론과 만난 카스트로 전 의장은 “부서진 무릎이 (심적인) 타격을 줬다”며 9년 전 낙상사고에 대한 기억을 떠올렸다고 12일 AP통신 등이 공산당 관영지인 ‘그란마’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는 2004년 쿠바 중부 도시인 산타클라라를 방문했다가 낙상사고를 당해 왼쪽 무릎 종지뼈가 깨지고 오른팔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은 바 있다.

카스트로 전 의장은 또 그란마의 작은 활자 때문에 기사를 읽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TV 화면 빛의 변화가 눈을 괴롭히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신과의 인터뷰를 녹음하는 기자들에게 스마트폰의 실체를 물으며 놀라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카스트로 전 의장은 기자들에게 스마트폰을 가리키며 “이 기계가 무엇이냐”고 물었고 한 기자가 “녹음기로도 작동하는 전화기”라고 답하자 “정말? 써 봐야겠네”라며 신기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