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코스피지수는 옵션만기와 한국 및 일본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관망세가 확산되면서 숨고르기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옵션만기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등 호재가 있었지만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 소매판매는 3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증가폭이 감소했다.

전날 코스피 지수는 30.28포인트(1.56%) 오른 1976.07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북한 핵실험 충격을 딛고 초반부터 상승세를 나타냈으며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수에 프로그램 자금 유입의 선순환이 이뤄지면서 오름폭이 확대됐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날 코스피가 1970선을 넘어서는 강한 반등세를 나타냈다"면서 "연초 이후 글로벌 증시 대비 상대적인 약세를 보인데 따른 반작용으로 볼 수 있지만 '3중고(실적·환율·수급)' 완화에 대한 기대로 기술적인 반등을 넘어 상승 추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이번주를 고비로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될 예정이어서 부진한 실적 발표로 인해 받는 충격에서 점차 벗어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됐다는 설명이다. 또한 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의를 고비로 그동안의 엔화 약세 강도가 주춤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G7 공동성명을 통해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돼야 하며 각국이 재정·통화정책으로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려서는 안된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면서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의(15~16일)에서도 환율 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당분간 엔화는 가파른 상승에 따른 조정 압력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외국인 수급과 북핵 리스크 완화도 긍정적이다. 외국인은 최근 7거래일 중 국내 증시에서 단 하루만 순매도에 나서면서 수급적 부담을 줄이고 있고, 설 연휴 이전부터 꾸준하게 제기돼 왔던 북한의 3차 핵실험 관련 불투명성도 완화됐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를 계기로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신뢰감도 다시 높아질 전망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실제 지난 2004년 이후 미국 연두교서 발표 이후 1개월 동안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는 평균 1.8% 상승하며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번달 옵션만기에 따른 프로그램 매매에 대한 부담도 크게 덜어졌다는 분석이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작년 12월 이후 유입된 배당 권리를 획득한 2조3000억원의 매수 잔고 청산이 마무리됐다"고 판단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예상되는 물량 부담은 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되지만 시장 베이시스가 강세로 전환된 상태라 실제로 출회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