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실적 공시 항목에 지배주주 지분이익이 포함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14일 노근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을 평가하는 보고서에서 "연결 재무제표에서 투자 판단과 가장 관련이 있는 항목은 지배주주 지분이익"이라며 "이를 포함해 표기하도록 공시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증권거래소 공시규정에 따르면 현재 잠정실적에 열거하도록 돼 있는 항목은 매출액, 영업이익, 세전이익, 당기순이익 등이다. 기업에 따라 지배주주 지분이익을 별도로 표기하기도 하지만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지배주주 지분이익이 중요해진 것은 2011년부터 상장사들의 회계기준이 과거 한국회계기준(K-GAAP)에서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기존 K-GAAP 기준에서는 자회사가 있더라도 보유 지분 규모에 따라 이익이 모회사 실적에 반영된다. 반면 IFRS 연결 기준에서는 지분 규모와 상관없이 종속회사로 분류돼 있으면 종속회사의 실적이 100% 모회사 실적에 편입된다.

지배주주 지분이익을 따져보기 위해서는 분기보고서, 사업보고서 등에 첨부되는 연결 감사보고서를 확인해야 한다. 그나마도 신 제도 도입에 따른 유예 적용이 많아 사실상 1년에 한번 나오는 사업보고서에서나 볼 수 있었다. 투자판단에 가장 기초가 되는 자료지만 일반투자자들이 접근하기는 어려웠던 것.

한국거래소 측은 필요하다면 지배주주 지분이익을 잠정실적에 표기토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한국거래소 공시제도 관계자는 "관리 종목 등 거래소의 제재 조치는 대부분 연결 실적 기준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잠정실적에 지배주주 지분이익을 표기해달라는 투자자들의 요청을 받은 적은 없다"며 "검토 후 필요하다면 공시 서식을 개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상장사들의 편의성도 고려돼야 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잠정실적 공시는 가결산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상장 법인의 부담이나 오류 가능성을 줄여야 한다"며 "현재 지배주주 지분이익을 따로 계산해서 집계하고 있는지 등 회사들 실무사항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