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민간항공기가 다닐 수 있는 소형 공항을 신설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그러나 접경지역이자 민항기 비행금지구역인 백령도에 공항을 지으려면 항공법 등 관련법을 개정해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로워 현실성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군(郡)은 서해 최고 관광지로 꼽히는 백령도에 소형공항을 짓는 방안을 마련하고 조만간 용역에 착수할 방침이다. 백령도에는 인구가 5540명, 관광객은 연간 약 10만명에 달한다.

울릉도와 흑산도는 정부의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따라 소형공항 건설을 준비 중이다.

옹진군은 관광객 유치와 주민의 교통 편의를 위해 백령공항 신설은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백령도를 오가는 교통수단은 3척의 여객선이 전부다. 인천에서 백령도까지 배로 3시간 30분 이상 걸린다.

군은 배편만으로는 관광객 유치에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백령공항이 건설되면 서울 김포공항에서 30분이면 갈 수 있을 것으로 옹진군은 보고 있다.

군은 백령면 진촌리 솔개공구의 간척지 10274㎡를 공항과 활주로 부지 등으로 이미 확보했다.

옹진군의 한 관계자는 “바다를 매립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드는 울릉도 공항 건설계획과 달리 백령도는 공항부지를 이미 확보해 뒀다”며 “공항이 생기면 관광객 수가 지금보다 크게 늘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백령도에 공항을 짓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

현재 백령도,대청도,연평도 등 서해5도는 민항기 비행금지구역으로 묶여 있다. 공항을 지으려면 먼저 항공법 제38조를 개정해야 한다.

백령공항 신설 계획에 대해 인근 군부대도 난색을 표했다. 북한 장산곶과 불과 17km 떨어져 있는 서해 최북단 도서에 공항을 짓게 되면 군사작전 수행에 차질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공항을 지으려면 군사 작전계획 변경 등 사전 절차가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공항 건설에 따른 항공 수요를 예측하는 등 경제성도 따져봐야 한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흑산도 공항은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됐지만 울릉도 공항은 수요 증대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조사되면서 차질을 빚고 있다.

백령도 역시 접경지역이라서 수익을 낼 수 있을 정도의 항공 수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천경제정의실천연합 김송원 사무처장은 “연평도나 백령도 등 서해 5도의 인프라 구축이 쉽지 않은 것은 남북관계 때문”이라며 “정부가 의지를 갖고 추진하지 않는 이상 경제성만 따지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