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양대 경제권인 유럽연합(EU)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논의가 속도를 내면서 양측과 모두 FTA를 발효한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은 EU와 2011년 7월, 미국과는 작년 3월 각각 FTA를 발효했다. 전문가들은 한·EU FTA와 한·미 FTA가 미국과 EU 간 ‘무관세 동맹’의 충격을 완충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EU의 합의대로 양측 간 FTA 협상이 2년 내 마무리된다면 미·EU FTA의 발효 시점은 일러야 2015년 하반기나 2016년 상반기가 될 전망이다. 2016년이 되면 한·미 FTA와 한·EU FTA 모두 발효 5~6년차를 맞게 된다.

각 협정에 포함된 시장 개방 양허 일정에 따라 EU와는 전체 공산품의 99.6%, 미국과는 94.9%에 대해 무관세 교역을 하게 된다. 이에 따라 미·EU FTA 발효에 따른 한국 수출 제품의 가격경쟁력 약화는 상당 부분 상쇄될 것이란 분석이다.

조성대 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위원은 “EU, 미국과 연이어 발효한 FTA가 충격을 완화할 것”이라며 “미·EU FTA가 한·미, 한·EU FTA와 시장 개방 수준에서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교역 여건의 큰 변화나 최혜국 대우 등의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EU, 한국이 모두 주력 수출 품목으로 삼고 있는 자동차, 자동차 부품, 기계 등의 업종에선 경쟁이 불가피하겠지만 개방에 따른 시장 확대 효과가 더 클 것으로 전망했다. 조 연구위원은 “현대차 등 국내 자동차 회사도 유럽과 미국에 생산공장을 갖고 있는 만큼 유럽 및 미국 자동차 회사에 비해 가격경쟁력에서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