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청년실업자 수가 30만명이라는데 중소기업들은 고작 10명도 뽑지 못해 쩔쩔맨다.”(최병준 아이디알시스템 사장) “농지 규제가 풀려 661㎡(200평) 규모의 공장을 지었더니 50여명에게 새 일자리가 생겼다.”(이홍근 세대산전 사장)

대한상공회의소가 14일 서울 남대문로 상의회관에서 연 ‘기업애로 타개를 위한 새 정부 정책과제 대토론회’에서 나온 기업인들의 얘기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새 정부에 일자리 문제 해결과 지속적인 규제 개혁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 행사에는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과 이현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 중소·중견기업인 300여명이 참석했다.

손 회장은 개회사에서 “투자와 고용의 주체인 기업이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규제 개혁을 통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간사는 “도약을 위해 중소기업이 중견·대기업으로 커나갈 수 있는 다리가 필요하다”며 “중견기업으로 올라서도 최소 10년은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답했다. 그는 대표적인 방안으로 상속세 감면 제도, 연구·개발(R&D)과 해외 마케팅 지원 강화 등을 꼽았다.

김종석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기업에 대한 불신과 경제민주화 바람 확산으로 기업 경영 및 규제 환경이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산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균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소·중견기업인 7명이 패널로 참가한 토론이 진행됐다. 기업인들은 일자리 미스매치로 인한 채용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규제를 풀어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병준 사장은 “근무여건 개선 등 중소기업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복지시스템 구축과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 개선 등 정책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