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은행(IB) 업계 전문가들은 회사채 시장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려면 풍부한 기관 자금이 취약업종과 중소기업에 흘러들어갈 수 있도록 물꼬를 터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이 IB 전문 인터넷 사이트인 마켓인사이트(www.marketinsight.kr) 출범 1주년을 맞아 실시한 IB 전문가 설문조사에서 ‘양극화 해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를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자(33.3%)가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이나 채권시장안정펀드 등을 활용한 비우량 회사채 매입 기반 확대’를 꼽았다.

P-CBO는 비우량 기업들의 회사채를 한데 묶어파는 상품이다. 상품화 과정에서 신용보증기금 등이 상환을 보증해줘서 기관 입맛에 맞는 우량회사채로 탈바꿈한다. 지난달 금융당국은 중소·중견기업에 국한돼 있던 P-CBO 발행 기회를 대기업 계열 건설사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채권시장안정펀드는 금융당국이 금융위기 직후 국내 대다수 금융기관을 참여시켜 만든 ‘비상용’ 자금이다. 일부 회사채시장 관계자들은 위험자산으로 기관 돈이 돌게 만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로 활용을 검토해볼 만하다고 보고 있다.

‘미매각 회사채 매입 등 수요예측 제도 실시에 따른 부작용 해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28.57%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지난해 4월부터 실시한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가 비우량 회사채의 금리 왜곡을 심화시켜 기관의 투자의욕을 꺾어놨다는 판단에서다. 증권사들이 발행업무를 따내기 위해 경쟁적으로 낮은 발행금리를 제안하고, 미매각 물량을 떠안는 영업행태를 반복한 게 화근이 됐다.

이 밖에 △하이일드 펀드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을 만한 정책적 지원(17.86%) △신용등급에 대한 신뢰도 제고와 감독 강화(13.10%)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이태호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