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돌아오고 있지만 언제 변심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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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째 '사자'…電·車 중심으로 4400억 담아
"엔低 리스크 완화로 매수세 꾸준히 이어질 것"
"수출株 실적 악화로 소극적 대응" 전망 엇갈려
"엔低 리스크 완화로 매수세 꾸준히 이어질 것"
"수출株 실적 악화로 소극적 대응" 전망 엇갈려
외국인 투자자 움직임이 주식시장의 핫이슈로 다시 떠올랐다. 최근 5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면서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로 ‘유(U)턴’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93.6엔으로 100엔대에 근접하고 있는 만큼, 엔화가치가 추가 하락할 리스크가 줄어 외국인 매수세가 개선됐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엔·달러 환율이 100엔대까지 뚫고 갈 수 있다는 경고도 있어 엔저에 대한 외국인의 공포가 완전히 가셨다고 보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2조 순매도에서 4400억 순매수로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76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오후 2시 현재 700억원 규모였다가 장 막판 2359억원으로 크게 늘어난 프로그램 비차익매수 중 외국인 자금이 상당 부분 차지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7일부터 5거래일간 연속 매수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이 5일 이상 순매수에 나선 것은 작년 12월26일 이후 처음이다. 이 기간 순매수 금액은 4440억원이다. 지난 1월2일부터 2월6일까지는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로 인해 외국인은 1조9459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른바 ‘뱅가드 벤치마크 변경 이슈’로 인한 매도 물량을 훨씬 넘어서는 규모였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으면서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화의 경우 지난 1일 달러당 1095원까지 갔던 환율이 안정을 찾으면서 단기 실적 급락에 대한 우려가 가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월에는 환율 이슈 때문에 뮤추얼펀드 등 기관 자금의 유입이 상대적으로 줄었다”며 “이들 자금만 정상적으로 들어와도 외국인 매수세가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인 자금이 본격적으로 돌아왔다고 단정하기엔 이른감이 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환율이 안정세를 보임에 따라 외국인의 매도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현재 매수세가 장기적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한국 기업들이 중국과 일본 기업 사이에 끼어서 실적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며 “외국인들이 이런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매수에 소극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사고, 한국전력 팔아
외국인들은 매수세를 본격화한 4일부터 14일까지 주로 삼성전자, 현대모비스, 현대차 등을 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 기간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55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한국전력, 현대중공업 등은 팔았다. 코스닥시장에서는 파트론, 셀트리온 등 코스닥 대표주 중심의 매수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선 외국인들이 엔화 약세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경기민감주 비중을 확대하고 차익을 얻은 내수주 비중을 줄이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한 영향으로 풀이했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현대차의 경우 엔화 약세로 과도하게 주가가 내려갔다고 판단했고 한국전력 등 내수주는 충분히 주가가 올라갔다고 보고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조귀동/이고운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