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허욱인 씨(47)는 최근 한 아웃도어 브랜드의 VIP회원 기준을 보고 깜짝 놀랐다. 가입비가 99만 원이었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제품을 대폭 할인해 준다는 매장 직원의 말에 회원 가입을 하려고 했지만 가입비가 발목을 잡았다.

그는 "아웃도어 브랜드는 제품 가격뿐만 아니라 회원비도 생각 이상으로 비싸다" 며 "가족이 모두 등산을 좋아해 아웃도어 매장을 자주 찾지만 회원 가입은 꿈도 못 꿀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입비 99만 원, 아웃도어 VIP회원이 뭐길래…
아웃도어 업계의 VIP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업체들이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의 VIP회원 기준을 잇따라 제시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밀레는 가입비 99만 원을 내면 2000만 원 한도 내에서 제품을 45% 할인해 주는 '러브 앤 쉐어링(Love & Sharing)' 카드를 선보였다. 이 카드는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가입이 가능하고 매장당 10명까지만 회원 가입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후 현재까지 1500여명이 가입했다.

회사 관계자는 "99만 원이라는 가입비가 부담스럽긴 하지만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연평균 구매액과 필요한 제품을 따져 본 후 가입 여부를 결정하는 고객이 많다"고 설명했다.

블랙야크의 VIP회원이 되려면 구매금액이 500만 원 이상이어야 한다. 블랙야크는 VIP회원뿐 아니라 회원의 직계 가족을 대상으로 전국 53개 종합병원 등에서 건강검진 서비스를 최대 반값에 제공한다. 놀이공원 및 워터파크 입장권과 국내외 여행 시 숙박·항공권도 할인해 준다.

가입비 99만 원, 아웃도어 VIP회원이 뭐길래…
네파는 '전년도 300만 원 이상 구매'를 VIP회원 요건으로 제시했다. VIP회원이 되면 3만 원 이하의 수선 건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제품 구매 시 2%의 마일리지를 추가로 적립해 준다.

이외에 여성 전용 아웃도어 브랜드인 와일드로즈는 전년도 구매금액이 1000만 원 이상인 고객을 VVIP회원으로 구분하고 있다. VVIP회원에게는 결제금액 50만 원 한도 내에서 월 1회 10% 추가 할인해 준다.

박용학 밀레 마케팅 이사는 "아웃도어 활동에 관심이 많고 구매금액이 큰 VIP회원의 충성도를 높이고 고객 이탈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며 "VIP회원의 입소문을 통해 새로운 고객이 유입되는 경우도 많아 앞으로 VIP 마케팅의 역할은 보다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