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은 유난히 춥고 눈도 많이 내렸다. 이런 혹한을 이기고 과연 봄이 찾아올까 싶을 정도였다. 그런데 어느덧 길거리의 눈은 녹아내리고 귓가엔 봄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주식시장도 봄 기운으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일본 아베 신조 내각의 엔저 정책이 한층 누그러지면서 우리시장도 약세 분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다. 외국인들이 최근 순매수세로 돌아섰는가 하면 코스피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아온 업종대표주의 4분기 실적발표도 마무리됐다. 2012년 겨울 주식시장에 닥쳤던 한파가 끝을 향해 달려가는 느낌이다.


○‘디커플링’에서 ‘해빙무드’로

올해 초 글로벌 증시의 강세 흐름 속에서도 유독 우리나라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엔화 약세와 외국인의 매도, 그리고 지난해 4분기 실적 관련 우려 탓이다.

하지만 주요 기업들의 실적은 우려만큼 나쁘지 않았다. 엔화 약세로 인한 충격이 예상됐던 자동차 업종의 4분기 실적도 다른 업종과 비교하면 양호했다. 엔저 ‘공포’에 시달렸던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의 반등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이 경우 우리시장도 글로벌 시장과 탈동조화(디커플링)에서 벗어나 점진적인 ‘해빙 무드’에 진입할 수 있다.

주요국들의 경기부양 정책도 주가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를 시작으로 박근혜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이달 25일),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3월) 등 이벤트는 세계 경기 회복에 강한 신뢰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기술적으로도 2011년 중반 이후 코스피지수 주봉이 1930포인트 부근에 수렴하는 동시에 강한 지지력을 보여주고 있다. 상승 방향으로 추세적 흐름이 나타나면 오랜 수렴 과정을 거친 만큼 최소 2070포인트까지 상승을 예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글로벌 증시 환경에 따라 역사적 고점인 2231포인트 돌파도 기대해 볼 만하다.

○‘베타(β)’ 큰 종목 찾아야

우리 증시는 글로벌증시와 괴리율이 커진 만큼 앞으로는 그동안의 차이를 메우는 형태의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으로 상당히 가파른 상승 파동이 나올 수도 있다.

이럴 땐 코스피지수 움직임에 대한 민감도(베타)가 적은 종목에서 큰 종목으로 갈아타는 게 유리하다. 그동안 베타가 적은 내수주 중심으로 투자했다면 이제는 유가증권시장 대형주(경기민감주)를 비롯해 연초 이후 상대적 부진으로 가격 메리트가 커질 수 있는 종목군, 또는 정부정책과 맞물린 종목(친환경, 미디어 등)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지수 관련주에 대한 적극적인 매매나 코스피지수와 연동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매수전략도 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회복에 대한 신뢰감이 강해진다면 양호한 실적이 기대되는 정보기술(IT) 업종 내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스마트기기 시장 확대에 따른 수혜 기대가 큰 디지탈옵틱, 세코닉스, 하이비젼시스템 등이 유망 종목으로 꼽힌다. 디스플레이 관련주인 에스에프에이, 덕산하이메탈, 잉크테크, 나노신소재 등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무선충전기기 관련주인 알에프텍, 한솔테크닉스, 크로바하이텍과 함께 합성피혁업체인 덕성, 블랙박스와 이동통신장비를 만드는 파인디지털도 고성장 기대주로 꼽힌다.

중국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저가 스마트폰 관련 수혜주로는 유원컴텍, KH바텍 등이 있다. 이 밖에 베타가 큰 업종으로는 증권업종도 빼놓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