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 출신과 측근들을 챙기려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이른바 '고소영 학습효과' 탓일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 인선에서 연고 인사를 피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당선인의 모교인 서강대 출신자를 포함해 '신촌파'가 배제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제기되고 있다.

17일 박근혜 당선인의 3차 인선 발표로 새 정부 조각이 완료됐다.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현오석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 김종훈 △통일부 장관에 류길재 △농림축산부 장관에 이동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윤상직 △보건복지부 장관에 진영 △환경부 장관에 윤성규 △고용노동부 장관에 방하남 △여성가족부 장관에 조윤선 △국토교통부 장관에 서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에 윤진숙이 내정됐다.

지금까지 발표된 17개 부처 장관 및 장관급 내정자 총 20명 중 박 당선인의 모교인 서강대 출신은 한 명도 없다.

서울대는 7명(현오석·서남수·윤병세·유진룡·윤상직·진영·조윤선), 성균관대 2명(정홍원·황교안), 연세대 2명(유정복·서승환)이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 동생 박지만 씨가 졸업한 육사 출신은 3명(김장수·박흥렬·김병관)이다.

이밖에 내정자 1명을 배출한 학교는 고려대(류길재), 한양대(윤성규), 한국외국어대(방하남), 영남대(이동필), 부산여대(윤진숙), 미 존스홉킨스대(김종훈) 등이다.

그동안 정치권에선 '신촌파'(서강대·연세대 출신)이 빛을 볼 것이란 말이 나돌았다. '정통 친박계'에 서강대 출신(서병수·김호연), 서강학파(김종인·김광두), 연세대 출신(최경환·현기환·이성헌·김태환 등)이 대거 포진돼 있어서다. 그러나 장관급 이상 내정자 20명 가운데 서강대 출신은 한 명도 없으며 연세대 출신은 2명에 그쳤다.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인사로 출범 직후부터 삐걱댄 이명박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박 당선인이 고심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이번 인사에서 지역 편향성이 드러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영남 출신은 부산 2명(박흥렬·윤진숙), 대구 1명(윤상직), 경북 1명(이동필), 경남 2명(정홍원·김병관) 등으로 총 6명이다. 반면 호남 출신은 3명(진영·방하남·김장수)으로 영남의 절반에 머룰렀다. '호남 홀대론'이 고개를 들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 7명(서남수·윤병세·황교안·류길재·조윤선·서승환·김종훈), 인천 2명(유정복·유진룡)으로 수도권 출신자는 9명에 이른다. 충북 출신은 2명(현오석·윤성규)이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