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지난주에 이어 반등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대내외 불안 요인들이 남아 있어 추가적인 상승 탄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이다.

17일 증시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디커플링'(탈동기화) 현상에서 벗어나 반등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25일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가 커지며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김현승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들어 처음으로 외국인 순매수가 2주 연속 이어지면서 코스피지수는 반등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며 "연초 이후 글로벌 증시와의 디커플링 현상을 일으켰던 엔화 약세와 기업실적 부진, 수급 등 주요 변수들이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 대비 1.2% 상승했다.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서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그동안 지속됐던 엔저(低) 흐름이 다소 주춤한 것도 증시 반등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불안 요인들이 남아있지만 수급 개선에 따른 상승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며 "지난주 북한 핵실험 소식에도 차익매물이 쏟아져 나오지 않았다는 점 등이 코스피의 수급 개선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일본 엔화 환율에 대해 "이번 주에 일본은행(BOJ) 총재가 결정될 것으로 전해진 상태" 라며 "이 이벤트가 단기적으로 엔저 심리를 자극할 수는 있으나 엔화가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갔다는 사실까지 되돌리진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근혜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을 한 주 앞두고 정책 기대감이 고조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김 연구원은 "새 정부의 국정과제, 정부명칭 등 새로운 정책기조가 설정되고 있다" 며 "국정과제 1순위론 가계부채 해결을 위한 국민행복기금, 대기업 미래 성장동력 투자, 골목상권 보호, 유통구조 개선, 중소기업 육성, 여성인력 사회진출 확대, 평생직업능력 개발체제, 기초연금 도입 등이 중점 핵심 과제로 제시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미국와 유럽 정치권을 둘러싼 불안 요인들은 향후 돌발 악재가 될 수 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엔화 약세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 연구원은 "미국의 '시퀘스터'(sequester)에 대한 잡음이 시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것도 염두해야 한다" 며 "연초 이후 시장은 3월1일로 미뤄둔 예산 자동 감축 시한인 시퀘스터에 대한 우려를 거의 반영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협상 연장이나 부분 타결(스몰딜)과 같은 정치권의 타협 이외에는 대안이 없기 때문에 늦깍이 우려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