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회 등 나눔단체만 4곳 맡아
‘근자열 원자래’는 매주 1~2차례 강연을 다니는 조용근 석성장학회장(67·전 대전지방국세청장·사진)의 단골 주제다. 1966년 국세청 개청 때 9급으로 시작해 2004년 대전지방국세청장까지 38년간 세무공무원으로 살아온 조 회장은 현재 세무법인 석성을 운영하며 ‘나눔 전도사’로 살고 있다. 지난달 미얀마에 다섯 번째 학교를 기증하고 돌아온 조 회장을 최근 서울 서초동 세무법인 석성 사무실에서 만났다.
“2008년 쓰촨 대지진 때 중국에 다녀온 뒤부터니까, 벌써 5년째네요. 미얀마 양곤에 있는 학교인데 건물도 없는 학교였어요. 하지만 이젠 건물 세 동에 실습실, 1500여m에 달하는 담장까지 갖췄지요.”
조 회장은 미얀마 현지 학교 모습이 눈에 선한 듯 이야기를 이어갔다. “현지 교육감이 고맙다면서 학교 이름을 ‘한국학교(korean school)’로 지었습니다. 제 별명도 하나 지어주더군요. ‘우서디가’라고, ‘많은 것을 나눠주는 존귀한 사람’이라는 뜻이라더군요.”
조 회장이 매년 장학금을 포함해 미얀마 학교 건립에 지원하는 금액은 3만5000달러(미얀마 1인당 국민소득은 800달러 수준)로, 지금까지 16만달러 넘게 지원했다. 전액 석성장학회에서 지원 비용을 댄다. 석성장학회는 조 회장이 1984년 작고한 부친에게서 물려받은 5000만원으로 부모님의 이름(부친 조석규·모친 강성이 씨) 한 글자씩을 따 설립했다. 이후 자신이 운영하는 세무법인 매출의 1%씩을 출연해 현재 잔액이 17억원에 이른다. 조 회장의 강연을 들은 국세청, 기업체 임직원들의 십시일반도 이어졌다.
“나눔의 수학이 뭔지 아십니까. ‘2-1=1’은 그냥 수학이지만, ‘2-1’이 ‘3’이 되는 것이 나눔의 수학입니다. 20년 전 5000만원으로 시작한 장학회가 지금까지 14억원 정도 지원했어요. 그런데 지금 남아 있는 자산이 17억원이거든요.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요. 재산도 행복처럼 나눌수록 커진다는 것이죠.”
나누면 커지는 기쁨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리고 싶었던 조 회장. 2009년에는 딸의 결혼 축의금 5000만원을, 지난해에는 아들 결혼 때 모인 1억원을 기부했다.
조 회장은 천안함재단, 중증장애인과 독거노인을 지원하는 석성일만사랑회, 살림동산학원 이사장과 청량리 다일공동체 명예본부장도 맡고 있다. 어떤 인연이 그를 나눔전도사로서의 삶으로 이끈 것일까. 조 회장은 “1982년 서울 수송동 국세청 본청에서 근무할 때 어떤 납세자가 준 선물”이라며 탁자 위에 놓인 낡고 작은 철제 저금통을 들어보였다.
“처음엔 동전을 한푼 두푼 모아서 장학회에 전달했는데, 이제는 매일 아침 또 하루의 선물이 주어졌음에 감사하며 1만원씩 넣는 게 일과의 시작이죠.”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